[★ ROAD] 설하윤① "부모님이 한번도 안한 말 '공부해라'"

입력시간 | 2020.09.30 오전 7:58:36
수정시간 | 2020.09.30 오전 7:58:36
  • IQ 140 넘지만 공부에는 흥미 못느껴
  • ‘끼’는 집안 내력…초등학생 때 결혼식 축가 부르고 전율

설하윤(사진=TSM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부모님이 ‘공부해라’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한번도 없었어요.”

가수 설하윤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 같이 되돌아봤다. IQ는 140이 넘었다. 국어와 영어를 특히 잘했다. 하지만 스스로 공부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다행히(?) 부모님은 딸의 학교 성적에 연연하지 않았다.

설하윤은 “외할아버지께서 엄청 보수적이셔서 엄마랑 이모들이 머리 염색을 하거나 귀걸이를 하기 위해 귀를 뚫은 것만으로도 혼을 크게 내셨고 공부도 엄청시키셨다고 한다”며 “그래서 엄마는 아빠와 자식을 절대 혼내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고 실천하셨다”고 설명했다. 부모가 맞벌이를 하고 업무상 해외 출장이 많았던 터라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의 보살핌을 많이 받았다. 외조부모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녀에게는 더 없이 자상하셨다. 일 때문에 바빴던 부모는 딸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 주는 것으로 미안한 마음을 대신했다. 덕분에 설하윤은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에 몰두할 수 있었다.

“발레리나 같나요?” 설하윤이 5살 때 집안에서 발레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TSM엔터테인먼트)

지금은 신세대 트롯 스타로 불리며 연기까지 영역을 넓히는 등 방송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지만 설하윤은 데뷔 전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 출연해 ‘불멸의 연습생’이라는 닉네임을 얻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12년이라는 오랜 기간, 언제 데뷔할 수 있을 거라는 기약도 없이 연습생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그 사이 수차례 눈앞까지 왔던 데뷔 기회가 무산되는 아픔도 겪었다.

설하윤은 어린 시절 어떻게 재능을 키웠고 또 연습생 생활을 버틸 수 있었을까? 설하윤에게 데뷔 전까지의 성장기를 들어봤다.

“친척분 결혼식 때 하객들 앞에서 축가를 불렀는데 전율이 느껴졌어요. 희열, 행복감이랄까.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기쁘게 해줘야겠다는 목표가 뚜렷해졌죠.”

그 때가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가수 보아의 ‘마이네임’ 댄스와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곡으로 결혼식 축가 무대를 꾸몄다. 노래를 듣고 한글로 영어 가사를 소리 나는 대로 적어 이틀간 연습을 했다.

가수라는 꿈을 꾸기 시작한 건 이보다 3년 앞섰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친구들을 이끌고 장기자랑을 준비하면서였다. 자신이 나서서 율동을 만들고 함께 춤을 추는 것은 유치원 때부터 설하윤의 담당이었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데 거리낌이 없었고 오히려 재미가 있었다. 자신의 춤 실력을 뽐내는 걸 좋아했다. 타고난 끼가 있었던 셈이다.

설하윤은 “내가 뱃속에 있을 때 엄마는 만날 노래방에 갔다고 한다”며 “엄마뿐 아니라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이모, 외삼촌 등 외가 식구들 모두 흥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설하윤은 자신의 그런 끼와 재능을 초등학생 때부터 댄스동아리, 치어리딩팀 활동으로 이어가며 발산하고 키웠다.
김은구 기자cowbo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