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세계관의 진화, '피원에이치 : 새로운 세계의 시작' [리뷰]

입력시간 | 2020.09.21 오후 6:38:49
수정시간 | 2020.09.21 오후 6:53:44
  • FNC 신인그룹 피원하모니 세계관 다뤄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영화 ‘피원에이치(P1H): 새로운 세계의 시작’은 10월 중 데뷔할 FNC엔터테인먼트 신인 보이그룹 피원하모니(P1Harmony)의 음악적 세계관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분노와 폭력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폐허가 된 세상을 구하기 위해 다른 차원에 흩어진 소년들이 모여 희망의 별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리는 SF 휴먼 드라마물로 피원하모니 여섯 멤버(기호, 테오, 지웅, 인탁, 소울 종섭)가 직접 자신들의 이름으로 작품에 등장해 극을 이끈다.

K팝 그룹의 세계관 틀을 다지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과거, 현재, 미래에 흩어져 있는 소년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각종 사건이 하나의 줄기를 이루는 스토리의 방대함은 여느 SF영화 못지않다.

극의 출발점인 미래 시점에선 흔치 않은 소년 생존자인 테오, 종섭, 소울이 의문의 바이러스로 인간들을 공격하는 드론과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가 긴장감 넘치게 다뤄진다.

뒤이어 과거 시점에선 기억을 잃은 지웅과 기호가 신비한 초능력을 얻어 시간 이동을 하게 되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지며, 평범한 학생의 삶을 살아가던 인탁이 드론의 갑작스러운 바이러스 공격과 그로 인해 ‘좀비’처럼 변하는 인간들 때문에 혼란을 겪는 현재 시점에서 세계관의 퍼즐이 맞춰지게 된다.

미래에서 과거로,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극의 흐름이 매끄러운 편은 아니지만 각 시점별로 다른 이야기와 분위기를 품고 있어 지루함이 느껴지진 않는다. 특히 다양한 특수효과가 가미된 미래 시점에선 주인공들이 드론을 상대로 총격전을 벌이는 모습 등이 꽤나 긴장감 넘치게 펼쳐진다.

배우 정진영과 조재윤은 각각 흩어진 소년들을 한곳으로 모으는 한 역과 신비한 능력을 지닌 소녀 채윤(이채윤)의 아빠 역으로 미래와 현재 시점에 등장해 빈틈없는 연기력으로 극의 무게 중심을 잡는다.

이밖에 설현(AOA)이 출중한 사격 실력을 갖춘 ‘걸크러시’ 캐릭터 누나 역으로 미래 시점에 나와 색다른 매력을 드러내며, 정해인, 정용화(씨엔블루), 유재석 등이 카메오로 등장해 극에 재미를 더한다.

‘피원에이치: 새로운 세계의 시작’은 피원하모니의 세계관을 제시하는 프롤로그격으로 별의 정기를 타고난 여섯 소년의 캐릭터성과 그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만들어졌다. 극본과 연출은 다수의 드라마타이즈 형식 뮤직비디오와 영화 ‘고사 : 피의 중간고사’, ‘표적’, ‘계춘할망’ 등을 통해 K팝 팬 및 관객과 만나온 창 감독이 담당했다.

K팝과 K무비의 새로운 만남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돋우는 작품이지만 ‘떡밥’ 회수가 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 다만, 영화에 소개되는 내용은 향후 피원하모니의 앨범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에 반영될 예정으로 피원하모니의 예비 팬들, 그리고 K팝 세계관의 진화를 확인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관심을 가져 볼법한 작품이다.

10월 8일 개봉. 러닝타임 99분.
김현식 기자ssik@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