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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습니다]①이재오 “분열은 필패…한국당 70∼80석밖에 못 건질 것”

입력시간 | 2020.01.14 07:00 | 김겨레 기자 re9709@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이재오 국민통합연대 중앙집행위원장이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이데일리 본사에서 보수대통합을 주제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담=김성곤 정치부장, 정리=김겨레 기자]‘친이계 좌장’ 이재오 전 의원이 사분오열된 보수를 통합, 재건하기 위해 나섰다. 올해 만 75세인 그는 보수 대통합이 자신의 마지막 꿈이라고 밝혔다.

이재오 국민통합연대 중앙집행위원장은 “보수가 지금처럼 분열된 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치른다면 자유한국당은 영남을 중심으로 70~80석 밖에 건지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대론 개헌저지선인 100석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흩어진 보수가 화해하고 뭉쳐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얘기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보수 원로 정치인들과 시민단체를 규합해 ‘국민통합연대’를 세우고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을 향해 통합 작업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지난 13일엔 혁신통합추진위원회도 출범했지만 새로운 보수당은 ‘자문기구일 뿐’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다음은 지난 10일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지금까지 진행된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의원의 통합 논의에 대해 평가를 하자면.

△통합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장하다. 하지만 사심이 들어가면 안 된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보수당이 작은 당인데, 몇 안 되는 의원들이 실리를 많이 챙기려고 하니 통합이 진척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새보수당은 결국 공천권을 보장해달라는 뜻이라는 건가.

△역대 정당들 중에 소속 의원 모두가 대표라는 정당은 사상 처음 본다. 8명 모두 공천을 준다고 한국당이 약속한다면, 그건 통합이 아니라 지분 나눠먹기에 불과하다. 그건 혁신도 아니다.

-하태경 책임대표는 황교안 대표가 유승민 의원이 제시한 ‘보수 재건의 3대 조건(탄핵의 강을 넘자·헌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개혁 보수로 나아가자)’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면 공천권은 내려놓는다고 했는데.

△새로운 보수당이 말하는 3대 조건이라는 걸 이미 국민통합연대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받아들였다. ‘탄핵이 총선에 장애가 되선 안된다’, ‘신당을 만든다’, ‘혁신 보수로 간다’ 라는 것을 포함해 발표했다. 이보다 더 확실한 것이 어디있나.

그런데도 자꾸 (새보수당이) 트집을 잡고 있다. 처음엔 3개 원칙이라더니 5개를 요구해서 결국 5개를 다 들어줬다. 그렇게 합의를 했는데 자꾸 다른 소리를 하고 있다. 지분 챙기기다.

-새로운 보수당은 국민통합연대는 자문기구일 뿐, 한국당과 당대 당 통합 논의에 나서겠다고 한다.

△그 두 당이 단순히 헤어졌다 다시 합치자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당 안의 내용을 바꿔야 한다. 보수의 내용을 참신함과 새로움으로 바꿔야 하고, 젊은 세대가 동조할 수 있는 내용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재야 시민단체가 대거 들어가 보수 세력 자체를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통합연대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주요 통합 대상으로 거론했다. 안 전 대표가 보수와 손을 잡으려 할까.

△안 잡으려 할 것이다. 쉽게 보수 진영으로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안 전 대표는 박 전 대통령 탄핵과도 상관이 없고, 국민들에겐 중도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어떤 방법이 있나.

△통합 신당으로 가는 과정에서 기회가 있을 것이다. 통합선거대책위원회도 만들어 질 것이다. 그 때 대표를 맡거나 어떤 역할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안 전 대표가 정계에 복귀해서 자신의 이념이 진보적 보수인지 중도인지,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지금까진 그의 정치적 노선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통합에 실패한 채 분열돼 총선을 치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필패다. 한국당은 영남에서 70~80석 밖에 건지지 못하고, 민주당을 비롯한 정당들은 과반을 넘길 것이다.

-그런 결과가 나온다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는 건가.

△개헌이 가능해진다. 체제를 바꿀 수 있고, 진보의 장기집권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총선에서 정권 심판을 하기에는 자유한국당도 야당으로서 잘 한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권은 잘 하고 있는게 정말 없다. 그런데 야당은 더 못한다. 야당은 여당을 견제하고,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투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과거 장외집회를 강하게 했던 것은 빨리 협상하자는 신호였다. 그런데 지금은 야당이 싸울수록 여당과 멀어지고 있다. 결국 예산안,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수사처법 모두 (여당이) 원하는 대로 통과시켰지 않나. 이건 야당이 여당보다 더 무능하다는 뜻이다.

-법을 막지 못한다면 수정안이라도 관철시켜야 했다는 뜻인가.

△그렇다. 야당이 수정안을 내서, 법의 독소조항을 없앴어야 한다. 예를 들면, 공수처장 임명권에 대통령 입김을 배제하도록 한다던가. 그런데 한국당은 막지도 못하고 수정도 못했다.

야당이 그거라도 수정시켜 법을 통과시키면 실리를 얻을 수 있었다. 공수처는 어차피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여당엔 공수처법 통과 명분을 주고, 야당은 실리를 가져왔어야 했다. 그게 여당과 야당의 관계다.

-한국당이 왜 그렇게 허약해졌다고 보나.

△그것을 따지려면 20대 총선으로 올라가게 된다. 20대 총선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적어 (새누리당에) 내려보냈다. 그 대신 국회에 들어간 사람들, 이른바 ‘진박’들이 정책생산능력도 없이 들어갔다.

진박들, 본인들도 멀쩡한 사람을 쫓아내고 들어왔다는 마음에 국회에 입성해서도 죄 지은 사람처럼 산다. 20대 국회를 제대로 구성했으면 박 전 대통령이 그렇게 탄핵까지 가도록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견제와 감시가 사라지니까 이렇게 된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 국정농단 사태 등 과거에도 보수 진영의 위기는 있었다. 지금은 어떤 상태라고 보나.

△지금이 그때보다 더 어렵다. 해방 이후 최악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 때에도 보수 내부에 갈등이 있었지만 분열하진 않았다. 갈등이 있었어도 한 울타리 안, 한지붕 밑에서 싸웠지 보따리 싸고 집을 나가진 않았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집권하자 보수가 갈등을 넘어 분열했다. 문제는 한국당이 분열된 보수 세력을 아우를 지도력도, 정책생산능력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보수가 분열된 대로 지리멸렬한 것이다.

-통합은 의원들의 공천권이 걸려있어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다. 잘 하면 겨우 본전인데 나선 이유는.

△20년 넘게 정치를 했다. 그런데 내가 몸담았던 곳이 지저분하고, 부패 덩어리라고 욕만 먹고 있다. 이대로 정치를 끝내면 내가 몸담았던 곳이 부끄럽게 된다. 아름답게 끝내는게 내 마지막 꿈이다.

-친이·비박계가 중심이 돼 국민통합연대를 창립하다보니 ‘반(反) 황교안’를 결성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총선에 출마할 계획은 없는 건가.

△절대 출마 안 한다. 내가 못한 게 있다면 후배들이 하게 해야지, 내가 못한 것이 있으니 한번 더, 다시 하겠다는 건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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