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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몫 달라" 美민주당 내분 조짐…출발 전부터 삐걱대는 바이든 정권

입력시간 | 2020.11.22 09:05 | 김정남 기자 jungkim@

바이든 행정부의 첫 재무장관 후보자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이제는 ‘빅 텐트’를 떠나 ‘스몰 텐트’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클린턴 행정부 대변인 출신으로 CNN의 저명한 정치 분석가인 조 록하트는 최근 인상적인 칼럼을 썼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직후 민주당 내에서 중도온건 진영과 강성좌파 진영이 벌이는 ‘지분 전쟁’을 묘사한 것이다.

그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좌파 거물들을 언급하며 “민주당 경선에서 (온건 성향의) 바이든 당선인과 경쟁했던 이들이 함께 일할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나”라며 “2기 트럼프 정권을 막고자 통합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이겼으니 빅 텐트는 와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좌파 진영이 판을 깨고 나오면 바이든 정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바이든號 첫 재무장관 재닛 옐런 유력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을 저지한 민주당이 벌써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의 첫 과제인 백악관·내각 인선을 둘러싸고 두 진영간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차기 재무장관 후보자에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사실상 지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르면 이번주 후반께 행정부의 첫 경제 사령탑을 발표한다. 그는 차기 재무장관을 두고 “민주당 내 중도에서 좌파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에서 받아들여질 만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옐런 전 의장은 그동안 유력 후보군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그가 갑자기 부상한 것은 정치공학의 산물이다. 당초 1순위 후보는 오바마 행정부 때 재무차관을 역임한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였다. 과거 민주당 정권과 인연이 깊고 50대 여성이라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그는 △기후변화 정책에 인색하고 △월가와 너무 가까우며 △환율조작국 지정 반대 등 중국에 유화적이라는 이유로 좌파의 강한 저항에 부딪혔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브레이너드 이사가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이후 인수팀과 만나지 않았다”며 사실상 낙마했다고 전했다.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역시 비슷한 이유로 하마평에서 밀려났다.

반대로 당내 좌파가 밀었던 워런 의원의 경우 중도 진영에서 못 미더워 했다. 부유세 신설, 민간 대기업 분할 등의 공약이 너무 급진적인 탓이다. “의회 청문회부터 난장판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그래서 나온 제3의 인물이 옐런 전 의장이다. 그는 전형적인 케인스주의자로 잘 알려져 있다. 적극적인 재정 지출은 중도와 좌파 모두 옹호하는 정책이다. 월가 안팎에 따르면 옐런 전 의장은 인플레이션보다 실업 문제를 더 중시한다고 한다. 이 역시 환영 받을 만한 조건이다. 특히 그는 ‘탄소세 도입’에 전향적이었던 석학 중 한 명이라는 점에서 좌파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장관은 지분 전쟁의 시작일뿐이다. 좌파 그룹은 주요 경제참모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경제자문위원장에 각각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와 대릭 해밀턴 오하이오주립대 교수를 밀고 있다. 두 인사 모두 저명한 좌파 경제학자다. 두 직책은 사라 블룸 라스킨 전 연준 이사, 재러드 번스타인 예산정책우선주의센터(CBPP) 수석연구원,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 등이 거론되던 자리다. 인선을 두고 한바탕 내홍이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 내 좌파 “우리 지분 내놓으라”

급진 좌파의 상징인 샌더스 의원의 거취 역시 관심사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동장관직을 원하고 있는데, 바이든 당선인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몬트주 상원의원 자리을 공화당이 차지할 수 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이지만, 당내 주도권 다툼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좌파 진영은 또 국무장관에 흑인 여성인 바바라 리 하원의원의 지명을 요구하고 있다. 국무장관은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는 직책이다. 그외에 법무장관, 내무장관, 주택도시개발장관, 교통장관, 농업장관 등에 그간 워싱턴 정가에서 돌던 하마평과는 거리가 먼 인사들을 밀고 있다. 대통령 직속 기후변화 조직 신설 역시 이들의 요구 중 하나다.

상황이 이렇자 중도 진영은 발끈하고 있다. 바이든 대선 캠프에 대규모 지원을 한 제니퍼 혼 링컨프로젝트 설립자는 “샌더스와 워런을 (장관으로) 선택하는 것은 미국인들이 원하는 리더십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 내부의 짧았던 휴전은 끝났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추후 좌파의 독자 행동이 본격화하면 바이든 행정부의 동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표심이 예상보다 강했다는 점에서, 공화당에 반격의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워.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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