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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교통체증 빚고도 세금 한푼 안내는 스타벅스 DT점

입력시간 | 2019.11.14 05:45 | 박기주 기자 kjpark85@

지난 4일 오전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소재한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 매장 앞 모습. 매장 이용 차량과 마을버스 등이 뒤엉켜 있다. (사진=박순엽 기자)



[이데일리 박기주 박순엽 기자] “무슨 줄인가 했는데 커피숍 들어가는 길이더라구요. 가뜩이나 막히는데…”

서울 시내 주말,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DT·승차구매점) 앞 도로에서 정체를 겪은 한 시민이 이렇게 불만을 표시했다. 이러한 풍경은 이제 낯설지 않다. 일부 DT 매장의 경우 버스정거장이 근처에 있어 교통이 더 혼잡해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최근 스타벅스를 필두로 한 DT 매장에서는 대형마트 주변을 연상시킬 정도로 차량 정체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매장 대부분은 교통유발부담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새로운 영업방식으로 각광 받고 있지만 이에 대한 세금부과 제도가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기 때문. 더욱이 교통 흐름에 방해가 예상된다 하더라도 이를 제지할 법적 근거가 없어 현실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대응할 수단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동맥경화’ 주범 DT, 교통유발부담금 ‘0원’…김밥천국과 같은 기준?

13일 이데일리가 서울 내 스타벅스 DT 매장 15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교통유발부담금을 납부하고 있는 매장은 2곳에 불과했고, 나머지 매장은 모두 이 세금을 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통유발부담금은 도시교통정비촉진법에 명시된 세금으로, 혼잡을 유발하는 시설물에 부과하는 경제적 부담이다. 즉 해당 시설 때문에 교통량이 많을 수록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교통유발부담금의 대상은 각 층 바닥 면적의 합이 1000㎡ 이상인 시설물이다. 스타벅스 DT가 곳곳에서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있는데도 관련 세금을 내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단독 건물 형태로 지어진 서울 내 스타벅스 DT의 연면적은 대부분 300~900㎡다. 교통유발부담금 납부 의무가 없는 규모로 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세금을 내고 있는 DT 매장 2곳도 납부액은 미미한 수준이다. 스타벅스 영등포신길DT점과 신림DT점이 낸 세금은 각각 연 64만4990원, 33만9740원으로, 1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교통유발부담금은 국토교통부가 정한 부과산식(바닥면적의 합계(㎡)×단위부담금×교통유발계수)에 따라 적용된다. 이 산식에 따르면 스타벅스 DT는 가장 작은 단위의 단위부담금(3000㎡ 이하, 350원)을 적용받고, 교통유발계수는 용도 기준으로 나뉘어 있어 비교적 낮은 일반음식점(2.56, 인구 100만 이상 도시 기준)으로 책정된다. 쉽게 생각해 다소 규모가 있는 동네 식당과 스타벅스 DT가 동일한 조건으로 세금을 낸다는 것이다. 특히 교통유발계수 책정 기준 중 하나인 인구도 100만 이상은 구체화돼 있지 않아 서울과 수원이 같은 세금을 내도록 돼 있다.

DT 같은 새로운 영업방식이 일반화되고 있지만 제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해 대응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교통유발부담금 제도는 전국 단위로 적용되기 때문에 특정 시설이 들어서면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의 혼잡 상황을 반영하기 어렵다”며 “같은 용도로 분류돼 있어도 교통 유발량이 다른데 이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히 면적과 용도대상 기준으로만 맞춰 있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DT 매장 교통 체증 문제는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제도의 변화가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규제를 하는 것이 합당한지 다른 대안이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교통안전원 배치 등 여러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관련 예산만 10억여원을 썼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DT 매장 이용 고객 차량 때문에 민원이 발생한다는 지적을 받고 대책을 마련했다”며 “어르신을 교통안전 관리원으로 채용해 대응하고 있고, 결제 시스템 간소화로 교통 체증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조지수 기자]



◇교통영향평가 대상에서도 제외…제재 사각지대 DT

스타벅스가 다른 브랜드에 비해 선호도가 높아 더 두드러질 뿐 DT 매장을 운영하는 다른 브랜드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11월 현재 서울 내 DT 매장은 스타벅스를 비롯해 맥도날드와 버거킹, 롯데리아, 커피빈 등 43개에 달한다.

서울시는 민원이 계속되자 올해 초 DT로 인한 교통체증을 완화하기 위해 ‘드라이브스루 관리 개선 계획’을 수립해 추진했다. 이후 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도 진행했지만, 정체 해소를 위한 추가인력 배치를 권했을 뿐 더 이상의 조치는 힘들었다.

당시 간담회에서 차량 대기차선 확충 등 구체적인 방안도 나왔지만 이를 강제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대형마트처럼 큰 시설물의 경우 법에서 설립 전 교통영향평가 등을 통해 교통 흐름 관련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의무(서울의 경우 3000㎡ 이상)로 하고 있지만, 앞서 교통유발부담금의 이유와 마찬가지로 DT 매장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업체 관계자와 대책 마련을 위해 간담회를 열었고 안전대책이나 교통 체증 완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으긴 했지만 강제 의무사항이 아니다 보니 확인이 어렵다”며 “좀 더 명확한 규정이 있다면 자치구에서 확실히 관리할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면적이 일정 규모 이상인 곳은 교통영향평가를 통해 교통에 끼치는 영향 등을 파악해 대비해야 하는데, DT 같은 새로운 영향은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이 많다”며 “제도 개선을 연구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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