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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사의 민낯]팔기에만 급급…구멍뚫린 리스크 관리 '도마'

입력시간 | 2020.01.17 00:22 | 최정희 기자 jhid0201@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환매 중단’ 사태가 난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 사태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점은 펀드를 만든 라임이나 펀드에 대출을 실행하고 사실상 총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신한금융투자 역시 펀드에 문제가 발생한 점을 인지하고도 계속해서 펀드를 팔았다는 것이다.

라임 무역금융펀드가 투자했고 폰지 사기를 당했단 사실이 밝혀진 북미 무역금융펀드는 2018년 11월께 환매 중지 결정이 이뤄졌다. 나머지 남미 펀드 역시 작년 2월 환매 중지됐다. 이들은 이런 사실을 투자자에게 제때 알리지 않았고 오히려 환매 중지로 유동성이 막히자 싱가포르 로디엄에 무역금융펀드 지분 전체를 넘기는 등 운용 자체의 투명성이 무너진 상태였다. 개방형 펀드로 들어오는 신규 자금을 환매 수요에 대응, 폰지 사기 의혹마저 의심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문제점은 이렇게 문제 많은 펀드를 7개 은행, 11개 증권사는 왜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느냐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확인 결과 환매가 중단된 무역금융펀드는 작년 7월까지도 판매됐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 증권사 등이 고객에게 판매해야 할 펀드 등을 결정할 때는 상품위원회 등을 열어 상품 판매의 적합성을 살펴보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작년 초부터 라임 펀드에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를 공공연하게 해왔다.

라임펀드를 판매하지 않은 한 은행 관계자는 “라임쪽에서 판매 요청을 해 심사를 했는데 운용의 투명성이나 매니저의 역량, 사후관리 시스템 등을 종합할 때 은행에서 판매하기 부적합한 상품이라고 결론을 내렸다”며 “특히 수익률 대비 하방리스크가 큰 상품이었다”고 말했다. 라임 무역금융펀드의 목표 수익률은 연 3.4% 수준인데 대다수 투자자들은 환매 중지 사태로 원금의 60% 가량을 손실 볼 것으로 전해진다. 한 증권사 관계자도 “라임 관련 대출 포지션을 작년 내내 줄여나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라임 펀드 판매 상위를 차지한 곳들은 그 당시 `라임 펀드`의 인기에 눈이 멀어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라임은 사모자산운용업계 자산 규모 1위였던 데다 수익률이 좋다는 입소문을 따면서 자금유입 속도도 빨랐다. 투자자에게 펀드를 판매하자마자 부과하는 선취수수료도 무려 2%로 타 사모펀드보다 높았다. 이렇다 보니 리스크를 따져보기 보다는 팔기에 급급했던 것이다.

이정조 리스크컨설팅코리아 대표는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있는 판매사들이 많다”며 “금융사 CEO가 리스크 관리가 안 돼 있으면 리스크 전문가라도 써서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품들은 KPI(핵심성과지표) 등을 따지기 전에 애초에 판매사가 투자자에게 권유하는 상품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걸러져야 한다는 얘기다. 투자자에게 팔린 라임 무역금융펀드는 글로벌 TF1호가 모펀드인데 이 펀드는 또 다시 로디엄이 보유한 북미, 남미 무역금융펀드의 자펀드 형태(북미 펀드 등을 직접 모펀드로 하다가 환매 중지 이후 로디엄에 지분 매각했기 때문)로 그 구조가 상당히 복잡하다.

판매사가 라임운용의 모펀드 환매 중지, 폰지 사기 등의 사실을 언제 인지했는지도 관건이다. 최소한 작년 1분기내 무역금융 모펀드의 3분의 2 가량이 환매 중지됐고 전체 지분이 로디엄에 넘어간 상태였다. 이런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펀드를 판 것인지, 아니면 판매사 역시 라임운용 측에 속아 넘어간 것인지 등도 따져봐야 한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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