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충격의 WC 탈락…월드컵 경제 휘청

입력시간 | 2017.10.12 오전 8:20:41
수정시간 | 2017.10.12 오전 8:20:41

미국 맷 베슬러가 경기 후 그라운드에서 주저 앉고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최근 미국 내에선 미식축구 ‘풋볼’이 아닌 ‘싸커(Soccer)’ 경기가 열리면 수만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운다.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면서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불러들이는 데 성공하고 있고 ‘메이저리그사커(MLS)’에 대한 미국 팬들의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미식축구, 농구, 야구, 아이스하키와 함께 미국의 5대 프로스포츠로 자리매김한다는 기대감 속에 폭스스포츠는 미국 내 2018 러시아 월드컵 중계권을 4억2500만 달러(4800억원)라는 거금을 들여 사들이기도 했다.

11일(한국시간)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산페르난도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북중미예선 최종전 미국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경기 결과는 모두를 좌절하게 했다. 미국은 이날 앞선 9경기에서 8패를 당한 트리니다드 토바고에 1-2로 패했다. 비기기만 해도 월드컵 진출이 유력했던 미국이지만 이날 패하며 승점 12로 5위가 됐고 4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티켓마저 온두라스(승점 13)에게 내줬다.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2년 만의 본선 진출 실패다. 같은 날 코스타리카를 2-1로 꺾은 파나마는 3위로 첫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랐다.

미국 CBS는 경기 후 “미국 축구 역사상 가장 어두운 암흑의 날”이라고 적었다. ESPN은 “미국 축구 애도의 날”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폭스스포츠’는 경기 후 “전날 월드컵 예선 결과가 본사의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축제에 대한 열정을 변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회 중계를 예정대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탈락했으나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본선행을 확정했고 미국 내 많은 팬들을 보유한 멕시코나 잉글랜드 같은 팀도 참가할 예정”이라며 스스로 위로했다.

미국은 전반 17분 자책골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전반 37분에는 드리니다드 토바고 알빈 존스에게 벼락같은 중거리 슛을 내주며 추가 골을 허용했다. 미국은 후반 2분 한 골을 만회했으나 이후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끈끈한 조직력에 고전했고 결국 동점골 없이 그라운드에서 고개를 묻어야 했다.
객원기자etwood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