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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감자 주의보]주가 급락은 기본, 상폐 우려까지…주주들 '덜덜'

입력시간 | 2019.07.23 05:11 | 이슬기 surugi@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뉴인텍(012340)은 7년째 결손금이 발생, 자본잠식에 빠지자 지난 12일 3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에 유상증자를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인텍 주가는 그 즉시 하한가로 직행해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는데, 이후 신주 발행으로 그나마 갖고있던 주식 가치까지 떨어지게 됐다.

UCI(038340)는 결손금을 보전하기 위해 지난달 무상감자를 추진했으나 주주들의 반대에 주주총회에서 부결됐다. 2017년에 무상감자에 유상증자까지 겹치면서 투자금을 날린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경기 둔화에 돈을 벌지 못하면서 자본금만 까먹고 있는 상장회사들이 늘어나면서 올들어 무상감자도 부쩍 늘었다. 보통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무상감자를 추진하는데 무상감자는 주주들도 경영에 대한 책임을 나눠지자며 보유 주식의 가치를 싹뚝 쳐내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로선 주가 하락과 함께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날려버릴 수 있는 악재 중의 악재다.

전문가들은 무상감자에 나서는 기업의 주주들은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영업이익 등의 지표를 참고해 무상감자에 나설 기업들을 선제적으로 골라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무상감자 나선 기업 전년比 3배…“기업 상황 그만큼 나빠”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들어 19일까지 무상감자 계획을 밝힌 상장사는 총 23곳이었다. 이중 배당이익재원 확보나 적정 자본금을 위한 자본축소 등이 목적인 6곳을 제외한 17곳은 결손을 보전하기 위해 무상감자에 나선 기업들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7월) 무상감자에 나선 기업이 7곳, 그중에서도 5곳만 결손 보전을 목적으로 무상감자를 실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상감자를 실시하는 기업이 세 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무상감자는 적자가 쌓이고 쌓여 결손금이 발생하고, 결손금이 쌓여 자본잠식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꺼내는 최후의 카드로 여겨진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무상감자를 하는 상장사들이 많은 건 그만큼 기업들의 상황이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실제 지난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022곳의 총자산대비 영업이익률을 산출해 보니 2% 미만인 기업이 46%에 달했는데 상장사들 중 절반은 은행 예금만도 못한 이익을 올리고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의 ‘2018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못 내는 기업들이(이자보상비율 100%) 전체(2만 4539곳)의 32.3%로 통계작성을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무상감자 뒤 유상증자…덜덜 떠는 주주들

무상감자 후 기업이 살아나면 좋겠지만 무상감자로 결손금을 털어낸 기업들은 대부분 비슷한 시기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무상감자로 자본잠식을 회계상으로 털어낸 뒤 유상증자를 통해 부족한 자금을 수혈하기 위해서다. 무상감자 후 실시하는 유상증자의 경우 주식 수를 줄여 기준주가를 올리면 유상증자의 발행가액을 높일 수 있단 장점이 있다.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등 경영권 교체가 이뤄지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런 보상 없이 이뤄지는 무상감자, 이후 물량 부담이 될 수 있는 유상증자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은 기존 주주들에겐 쥐약이다.

이러한 이유로 주주들은 무상감자를 하지 않으면 자본잠식이 계속돼 상장이 폐지될 가능성이 높은 데도 무상감자 자체에 학을 떼는 경우들이 많다. 실제로 올해 무상감자를 발표한 24곳 중 3곳은 주총에서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상감자를 하지 못했다. 이중 한솔홀딩스(004150)는 배당재원 등을 마련하기 위해 액면가액을 5분의 1로 축소하는 감자안을 발표했으나 주주들이 이를 재무구조가 악화된 기업들이 하는 ‘무상감자’로 오인하고, 무상감자 후 유상증자를 할 것이란 우려에 주가가 급락, 아예 감자 자체를 철회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무상감자·유상증자 시행을 동시에 발표한 버킷스튜디오(066410)는 소액주주들이 감자 결정에 반대하며 의안상정 금지 가처분 신청·주주총회결의 취소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무상감자 기업 상폐 가능성 높아 ‘투자 주의’

결손 보전을 위해 무상감자를 실시하는 기업은 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무상감자를 실시한 142개 기업 중 상장폐지 된 기업은 9개사에 달했다. 해당 기간 무상감자를 실시한 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 기업도 16개사나 됐다. SK하이닉스(000660)가 2003년 21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 유상증자를 거쳐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현재는 시가총액 2위로 우뚝 섰으나 이는 극히 드문 사례다.

전문가들은 무상감자를 실시하는 기업에 투자할 경우 투자 손실을 피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나고 있는지와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은 없는지를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상감자를 하는 기업에 투자한 주주들의 경우 이미 대규모 투자 손실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빠져나오는 것이 낫다”며 “영업이익을 지속적으로 내지 못하는 기업의 경우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기업의 영업이익을 꼼꼼히 보고 투자 판단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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