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UP&DOWN]손석희, 심금 울리는 '앵커브리핑'의 비밀

입력시간 | 2016.05.23 오전 7:00:00
수정시간 | 2016.05.23 오전 7:00:00

손석희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오늘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종합편성채널 JTBC의 보도프로그램 ‘뉴스룸’에는 특별한 코너가 있다.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 주요뉴스를 전달하는 1부가 끝나고 2부가 시작되면 손석희 앵커는 약 3분 내외의 시간 동안 브리핑을 가진다.

지난 17일 손석희 앵커는 맨부커 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의 이야기를 꺼냈다. “작가 한강의 뿌리는 광주였습니다”라며 한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구절을 풀었다. 낭독은 한강 작가가 직접 했다. 손 앵커는 광주민주화운동기념일인 5.18을 하루 앞두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논란을 꼬집었다.

손석희 앵커의 5월 17일 ‘뉴스브리핑’은 짧게 편집된 영상이 50만 번 이상 온라인에서 조회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평소 기록하던 조회 수보다 다섯 배, 많게는 열 배는 많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은 지난 2014년 9월 JTBC의 메인뉴스프로그램 ‘뉴스9’이 ‘뉴스룸’으로 개편되면서 시작됐다. 손석희 앵커가 직접 나서 다소 긴 호흡으로 그날의 이슈와 고민해보아야 할 지점을 짚는다. 앞서 나온 취재기자의 리포트 내용을 기반으로 이해하기 쉽게 적절한 예시를 곁든다. 기존 방송 뉴스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칼럼의 방송 버전 격이다.

‘앵커브리핑’은 손석희 앵커가 ‘뉴스룸’에서 단독으로 진행하는 코너다. 그는 브리핑의 소재부터 최종 리포트까지 직접 쓴다. 사회적인 문제부터 정치, 경제 등 제한은 없다. 소재는 가까운 것에서 찾는다. 유명 소설의 한 구절을 인용하거나 영화나 드라마의 특정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우리 주위의 이야기에서부터 때론 인기 걸그룹이 언급되도 한다. 시작은 시시콜콜해 보이나 결론에 다다르면 달라진다.

손 앵커는 ‘뉴스룸’에 출연하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항상 ‘뉴스브리핑’ 팀과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 사옥 인근에 있는 백반집에서 저녁을 먹으며 그날의 리포트를 준비한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장소를 옮긴다거나 메뉴가 바뀌는 일도 잦지 않다. 팀에는 취재기자와 작가가 포함되어 있다. 작가는 과거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당시부터 호흡을 맞춰온 것으로 알려졌다.

JTBC의 한 관계자는 “손석희 앵커는 ‘뉴스브리핑’ 뿐만 아니라 ‘뉴스룸’에서 소개하는 모든 리포트를 직접 검토하고 현장의 취재진을 지휘한다”라며 “방송사에서 보도국은 가장 폐쇄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손석희 앵커는 비보도국 직원들에 대해서도 개방적이고 소통하려고 한다. ‘뉴스브리핑’이 소재의 다양성 및 확장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그의 이러한 성격 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5월 17일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

이정현 기자seiji@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