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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신' 마라도나, 파란만장한 인생 마치고 신들 곁으로

입력시간 | 2020.11.27 00:01 | 이석무 기자 sports@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우승을 이끈 뒤 기뻐하는 ‘축구의 신’ 디에고 마라도나. 사진=AP PHOTO

디에고 마라도나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그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김정남 기자] 세계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추앙받는 ‘축구의 신(神)’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60년의 짧은 삶을 마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마라도나의 대변인인 세바스티안 산치는 “마라도나가 이날 오후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26일(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마라도나는 지난 3일 경막하혈종으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11일 퇴원했다가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 티그레의 거처에서 회복하던 중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30일 자신이 감독을 맡고 있는 힘나시아 라플라타의 경기를 앞두고 생일 축하를 받은 게 대중에게 공개된 마지막 모습이었다.

마라도나는 명실상부 아르헨티나가 낳은 최고의 축구 영웅이자 전설이었다. 브라질의 ‘축구황제’ 펠레와 더불어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 중 한 명으로 인정받았다.

1960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마라도나는 1976년 아르헨티노스 주니어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아르헨티나 보카 주니어스를 거쳐 유럽의 명문클럽인 FC바르셀로나(스페인), 나폴리(이탈리아) 등을 거쳤다. 167cm의 작은 키에도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 파워 넘치는 몸싸움, 정교한 킥, 탁월한 게임 리딩 능력까지 축구선수로서 갖춰야 할 모든 것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은 마라도나의 위대함을 한눈에 보여준 대회였다. 당시 마라도나는 잉글랜드와 8강전, 벨기에와 준결승전에서 2골씩을 넣으면서 아르헨티나의 두 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그 대회에서 총 5골을 넣으며 MVP로 선정됐다. 특히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하프라인 뒤부터 60m를 단독 드리블하면서 수비수 5명에 골키퍼까지 제치고 만들어낸 골은 지금까지도 세계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로 꼽힌다.

1984년부터 1991년까지 활약한 나폴리에서도 마라도나는 영웅이었다. 나폴리는 마라도나가 오기 전까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한 번도 우승을 못해본 팀이었다. 하지만 마라도나가 온 이후 나폴리는 단숨에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떠올랐고 2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마라도나는 논란도 많았다. 멕시코 월드컵 당시 잉글랜드와 8강전에서 손으로 공을 쳐 골문 안에 집어넣는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마라도나는 “‘신의 손’이 만들어낸 골”이라고 말했고 이후 ‘신의 손’ 사건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후 마라도나에게는 늘 ‘악동’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1991년에는 코카인 양성 반응이 나와 선수로서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때는 대회 도중 도핑테스트 양성반응이 나와 팀을 떠나기도 했다. 여성편력도 화려했다. 마라도나는 공식적으로 4명의 여성에게서 5명의 자녀를 뒀다. 하지만 이들 외에도 6명의 혼외자가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라도나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었다. 멕시코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대결을 펼쳤다. 한국은 마라도나를 막기 위해 당시 수비수로 나선 허정무 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을 중심으로 육탄방어를 펼쳤지만 실력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1-3으로 패했다. 마라도나는 이후 인터뷰에서 “그들이 얼마나 나를 때렸는지 모른다”며 “그들은 내게 무려 11개의 파울을 저질렀고 쿵푸 세례를 받았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한국이 마라도나에게 거친 태클을 퍼붓자 ‘태권 축구’라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마라도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 축구계는 슬픔에 빠졌다. 특히 그의 고국 아르헨티나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3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펠레는 트위터를 통해 “나는 위대한 친구를 잃었고 전 세계는 전설을 잃었다”며 “정말 슬픈 날”이라고 애도했다. 펠레는 “언젠가 하늘나라에서 함께 축구를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마라도나 이후 아르헨티나가 낳은 최고의 축구선수인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는 자신의 SNS에 고인의 사진을 여러 장 올리며 “잘 가요 전설(굿바이 레전드)”이라고 글을 올렸다. 메시는 “마라도나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결코 떠나지 않았다”며 “그는 영원하기 때문”이라고 그를 추모했다. 메시는 마라도나가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 감독과 선수로 호흡을 맞췄다.

메시와 함께 현역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역시 마라도나와 함께 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세계는 영원한 축구 천재와 작별을 고했다. 그는 누구와도 비교 불가한 마법사였다”고 말했다.

브라질 축구스타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는 “당신은 우리의 기억 속에 언제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 밖에도 마라도나가 과거 몸담았던 아르헨티나 대표팀, FC바르셀로나, SSC나폴리 등도 애도의 뜻을 전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인 이강인(발렌시아)도 SNS에 마라도나의 사진과 함께 “천국에서 편히 쉬길(Rest In Peace)”이라고 글을 적었다.

한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라도나는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받게 된다. 유족들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마라도나가 남긴 막대한 유산을 놓고 그의 자식들 및 혼외자라 주장하는 이들이 법적 공방을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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