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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연속 시드 유지 홍란 “경쟁력이 있는 한 멈추지 않고 계속 가보겠다”

입력시간 | 2020.11.27 00:01 | 주영로 기자 na1872@

홍란. (사진=KLPGA)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경쟁력이 있는 한 멈추지 않고 계속 가보겠다.”

홍란(34)이 2021년에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기록 행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2005년 KLPGA 투어 활동을 시작해 내년까지 17년 연속 시드 유지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시드를 유지하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KLPGA 투어에서 17년 동안 연속으로 정규투어에서 활동한 선수는 홍란이 유일하다. 홍란은 올해 15개 대회에 참가해 상금랭킹 59위(8306만5540원)에 올라 60위까지 주는 시드를 얻었다.

우승이 없으면 한 해만 삐끗해도 시드를 잃을 수 있는 게 KLPGA 투어의 현실이다. 게다가 해를 거듭할수록 선수층이 두꺼워지고 실력은 상향평준화 되고 있어 조금만 부진해도 시드를 유지하기 어렵다. 투어 통산 4승을 올린 김자영(30)도 올해 상금랭킹 66위로 밀려 시드를 잃는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연속 시드 유지뿐만 아니라 홍란이 쓰고 있는 기록은 KLPGA 투어의 역사가 되고 있다. 2020년까지 331개 대회(1위)에 출전해 275개 대회 컷 통과(1위)에 성공, KLPGA 투어 최초 300개 대회 컷 통과라는 대기록을 눈앞에 뒀다. 또 16년 동안 975라운드를 뛴 홍란이 25라운드를 더 소화하면 KLPGA 투어 최초 1000라운드 경기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쓴다. KLPGA 투어에선 감히 넘보기 어려운 기록이다. 투어에선 통산 4승을 올렸다.

홍란은 2020시즌을 마무리하며 “예전엔 몰랐는데 시드를 유지한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 줄 다시 깨달았다”며 “내년에도 뒤처지지 않도록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목표를 대신했다.

18세의 나이로 프로에 입문한 홍란은 어느덧 30대 중반이 됐다. 투어에서 30대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10대 그리고 20대에 밀려 필드를 떠난 선수가 많다. 중요한 건, 자신에게 찾아온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 변화에 대처하는 방식이다. 홍란이 17년 동안 자신의 위치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이다.

그는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용 없었다”며 “체력이 떨어지다 보니 마지막 날 순위가 밀릴 때가 많았고, 그럴수록 지키는 경기를 하다 보니 경기도 소극적일 때가 있었다”고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전엔 무조건 잘하고 싶은 욕심이 앞섰지만, 지금은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잘 뛸 수 있도록 체력을 보완하고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데뷔 이후 가장 어려운 시즌을 보냈지만, 보람을 느낄 때도 많았다.

홍란은 “한번은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갔는데 후배들이 다가와 ‘아프지 말고 오래 뛰었으면 좋겠다’고 말을 건넨 적이 있었다”며 “제가 경기를 함께 뛰는 것이 후배들에게 크게 도움이 될 게 없는데도 저를 생각해주는 말을 들었을 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열정이 생겼다”고 고마워했다.

우승 등 기록만 놓고 보면 홍란은 KLPGA 투어에서 큰 이정표를 세우지 못했다. 그러나 17년 동안 꾸준하게 활동했다는 것만으로도 후배들에겐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는 “가끔 ‘언니처럼 되고 싶다’고 말하는 후배를 볼 때면 큰 힘이 된다”며 “그런 말 한마디가 동기부여가 된다”고 뿌듯해했다.

홍란과 함께 데뷔했던 선수 대부분은 필드를 떠나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가장 친한 동갑내기 서희경은 2015년 은퇴해 세 아이의 엄마가 됐다. 그러나 홍란에게 은퇴란 아직 먼 얘기다.

홍란은 “언제까지 선수생활을 하겠다고 딱히 정하지는 않았다”며 “후배들과 경쟁하며 뒤처지지 않는 한 계속 투어에서 뛰겠다”고 힘줘 말했다. 17년 동안 꾸준하게 자신의 위치를 지켜온 홍란에게 20년은 멀게 보이지 않는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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