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창모-로하스, 반환점 돈 KBO리그 전반기 투수·타자 MVP

입력시간 | 2020.08.04 오전 5:00:00
수정시간 | 2020.08.04 오전 5:00:00

NC 다이노스 구창모. 사진=연합뉴스

kt wiz 멜 로하스 주니어.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한 달 이상 미뤄진 채 개막한 한국프로야구 KBO리그가 어려운 상황을 딛고 정규리그 일정의 절반을 넘어섰다.

의료진의 헌신과 성숙한 시민의식 속에 문을 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는 지난 2일까지 362경기를 마쳤다. 정규리그 전체 720경기 가운데 50.23%를 소화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부분이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KBO리그의 열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전반기 최고의 투수 : NC 구창모

전반기 시즌 동안 가장 돋보인 투수를 꼽는다면 단연 NC 다이노스의 ‘영건’ 구창모(23)다. 구창모는 13경기에 등판해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단연 1위고 탈삼진은 99개로 2위, 다승은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구창모의 5월은 정말 뜨거웠다. 개막 첫 달 5경기에 나와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51을 기록하면서 ‘5월 이달의 선수’에 뽑혔다.

구창모는 류현진-김광현-양현종의 뒤를 이을 차세대 국가대표 에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아직 구속, 체력 등은 보완이 필요하지만, 타자와의 승부요령이나 구위, 멘탈 등은 국가대표 에이스로 손색없다는 평가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최소한 20개 구단 이상이 구창모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직 미국에 진출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벌써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도 뜨겁다. 포스트시즌이나 국제대회에서도 지금처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의 주가는 더욱 하늘을 찌를 전망이다.

◇전반기 최고의 타자 : kt 멜 로하스 주니어

타자 가운데 가장 돋보인 선수는 멜 로하스 주니어(30·kt)다. 유독 대단한 활약을 펼친 타자들이 많았던 전반기지만 그 가운데서도 로하스는 역대 급이었다.

로하스는 전반기 71경기에 출전해 홈런(26개), 타점(68개), 안타(110개), 출루율(.446), 장타율(.760) 등 5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타율(.389), 득점(65개)도 2위다. 지금 상황이라면 이대호(롯데)가 2010년 달성한 ‘꿈의 7관왕’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한 시즌 역대 최다안타 신기록 달성 여부다. 로하스는 올 시즌 65경기 만에 100안타를 채웠다. 2009년 박용택(LG), 2016년 김문호(롯데)와 함께 역대 2번째 최소경기 100안타 달성의 주인공이 됐다.

kt는 현재 71경기를 치른 상태다. 전체 일정의 절반도 소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로하스의 안타 수는 벌써 110개다. 이대로라면 144경기를 모두 소화했을 때 안타 수가 223개에 이른다. 이는 서건창(키움)이 2014년 수립한 한 시즌 최다안타 201개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전반기 최고의 팀 : NC 다이노스

시즌 전만 하더라도 NC 다이노스가 선두 독주를 할 줄 예상하지 못했다. 대부분 전문가는 NC를 4, 5위권 후보로 점찍었다. 심지어 5강에도 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많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NC는 무섭게 치고 나갔다. 한때 2위 그룹에 바짝 추격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여유 있게 선두를 달리고 있다. NC는 2일 경기까지 마친 현재 45승 2무 24패 승률 .652를 기록, 2위 키움에 4경기 차로 앞서 있다.

NC는 역대 두 번째로 적은 11경기 만에 최소경기 10승을 달성했다. 5월 26일에는 18경기 만에 15승을 거둬 역대 최소 경기 신기록을 세웠다. 이후 30승, 40승도 가장 빨리 달성했다. 40승 선점 팀의 정규리그 우승 확률은 67.7%(31번 중 31번),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51.6%(31번 중 16번)에 달한다.

특히 NC의 ‘불펜이 강하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NC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6.15로 10개 구단 가운데 9위다. 경기 후반 대량실점을 내주며 흔들린 적이 여러 번 있었지만 불펜 불안이 크게 문제 된 적은 없었다.

구창모-루친스키-라이트로 이어지는 선발진의 분전이 컸다. 여기에 투수진의 약점을 완전히 지운 것은 불붙은 방망이였다. NC는 전반기 동안 102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10개 구단 가운데 1위다. 타점도 436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불펜이 불을 질러 뒤집힌 경기를 방망이가 다시 역전해 이긴 경기도 여럿 있을 정도였다.

◇전반기 눈에 띄는 기록들

지난해 홈런왕인 박병호(34·키움)는 개인 통산 300홈런을 달성했다. 7월 5일 수원 KT전에서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역대 14번째, 히어로즈 소속 선수로는 2010년 송지만에 이어 두 번째로 달성했다.

같은 키움 소속의 포수 주효상은 KBO리그 통산 첫 번째 2경기 연속 대타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6월 18일 고척 롯데전과 19일 고척 SK전에서 9회 마지막 타석에 들어서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두 경기 모두 대타로 나와 끝내기 안타를 쳐 더욱 의미가 컸다.

김태균(38·한화)은 역대 4번째이자 우타자 최초로 3500루타를 달성했다. 6월 6일 대전 NC전에서 3500루타를 기록한 김태균은 38세 27일로 종전 최연소 기록이었던 2007년 삼성 양준혁의 최연소 기록(38세 2개월 9일)도 약 3개월가량 앞당겼다.

최정(33·SK)은 7월 24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3회와 7회 두 차례 홈런을 쏘아 올리며 역대 3번째 350홈런을 기록했다. 개인 통산 352홈런을 기록 중인 최정은 삼성 이승엽에 이어 통산 홈런 2위이자 현역 선수 최다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다.

해외 생활을 정리하고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에 복귀한 오승환(38)은 6월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2013년 9월 24일 문학 SK전 이후 2457일 만에 세이브를 달성했다. 시즌 첫 세이브이자 한·미·일 통산 400번째 세이브(한국 278, 미국 80, 일본 42)였다.
이석무 기자sport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