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부총재, 위기의 축구대표팀 '구원투수' 될까

입력시간 | 2017.06.19 오전 6:00:09
수정시간 | 2017.06.19 오전 6:00:09

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사령탑에서 물러난 가운데 위기의 대표팀을 구할 구원투수로 누가 나설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대한축구협회는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이 진행중이고 월드컵 본선까지도 1년 밖에 남지 않은 점을 들어 국내 감독 선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신임 사령탑 1순위 후보는 허정무(62)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다. 허정무 부총재의 최대 강점은 검증된 지도자라는 점이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 사상 첫 원정 16강에 이끈 주역이다. 남아공 월드컵 당시 현 대표팀 주축멤버인 기성용, 이청용, 이근호 등을 직접 지도한 경험이 있다. 정해성 현 대표팀 수석코치, 설기현 코치와도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허정무 부총재는 강력한 카리스마와 해박한 축구 지식을 겸비해 단기간 대표팀을 안정시킬 적임자로 분류된다. 지난 4월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 여부를 논의할 당시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됐다.

허정무 부총재 본인도 "한국 축구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라며 대표팀 사령탑 복귀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물론 허정무 부총재가 모든 면에서 완벽한 것은 아니다. 일단 허정무 부총재는 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당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었던 허정무 부총재는 성적부진으로 사퇴한 홍명보 전 감독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얼마 안가 프로축구연맹 부총재로 자리를 옮기면서 "책임지려는 자세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축구계 일부에서 '허정무 불가론'을 적극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게다가 2012년 4월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끝으로 5년 넘게 현장을 떠나있었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그렇지만 그런 약점을 감안하더라도 허정무 부총재는 현실적으로 유일한 대안이다. 또다른 대표팀 감독 후보로 거론되는 신태용 전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은 국내에서 열린 U-20 월드컵 16강에서 탈락한 아쉬움이 있다. 최용수 전 장쑤 쑤닝 감독은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맡아본 경험이 없다. 대표팀에 닥친 급한 불을 끌 소방수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편으로 새로운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선임할 차기 기술위원장 후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위기형'인 김호곤(66) 축구협회 부회장과 '학구형'의 김학범(57) 전 성남 감독이 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김호곤 부회장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대표팀 코치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대표팀 감독, 프로축구 부산과 울산 감독을 역임해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 축구협회 전무로 행정 경험까지 갖춰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를 빠르게 해결지을 적임자로 거론된다.

뛰어난 지략이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과 닮았다고 해서 '학범슨'으로 불리는 김학범 전 감독은 2014년 9월 성남FC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기술위원회 부원장으로 활동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대표팀 코치를 지낸 적도 있다.

새로운 대표팀 감독과 기술위원장은 해외 출장 중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귀국하는 다음 주 초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석무 기자sport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