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하다보면 추위도 모르겠어요"…붉은 빛 물든 광화문 '월드컵 열기'

입력시간 | 2022.11.24 오후 11:45:19
수정시간 | 2022.11.24 오후 11:55:16
  • 2022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 우루과이전, 광화문 거리 응원
  • "코로나 이후 첫 즐거움…추위도 잊는다"
  • 치맥 즐기며 '노 마스크' 거리 응원에 열띤 분위기
  • 전반전 마친 후 인파 이동에도 안전 관리 '만반'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골’만 터지면 더 좋았을텐데… 재밌으니까 추운 것도 잘 모르겠어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 리그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이 열린 24일 서울 광화문 광장은 온통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초겨울 추위에도 불구하고 모여 든 시민들은 스크린에 집중, 경기와 함께 호흡하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우루과이전이 열린 2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응원을 위해 시민들이 모여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

이날 오후 10시부터 열린 경기를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은 추위도 잊은 듯 경기에 몰두했다. 삼삼오오 모여든 시민들은 붉은 LED 머리띠는 물론, 태극기와 국가대표 유니폼, 머플러 등으로 무장하고 자리를 잡았다. 광장 바닥에 모여 앉은 시민들은 돗자리, 담요 등으로 무장하고 대형 스크린 속 선수들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날카로운 슈팅에 맞춰서는 함성이, 위기 상황과 아쉽게 골대를 빗나가는 슛에서는 안타까운 외침이 광장을 메웠다.

응원에 나선 시민들은 오랜만의 거리 응원 분위기가 반갑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 학과 잠바를 맞춰 입고 친구들과 광화문을 찾은 대학생 이모(20)씨는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가 없었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는 학생이어서 이런 기회가 없었다”며 “오래 나와 있다보니 춥지만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광장 옆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보고, 함성을 지르던 60대 A씨는 “분위기만 맛봐도 즐겁다”고 외쳤다.

이들은 준비해 온 맥주를 마시거나, 치킨과 김밥 등 간식을 먹으면서 ‘노 마스크’ 응원을 즐겼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온 B(42)씨는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걱정했는데, 경찰이 곳곳에 있고 인원 통제도 잘 이뤄지고 있어서 안심했다”고 말했다.

24일 우루과이전 전반전 경기가 마무리되고 빠져 나가는 시민들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

전반전이 마무리되자 화장실을 가거나, 중간에 광장을 빠져나가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곳곳에 배치된 경찰과 안전 관리 인력들은 형광 조끼를 입고, 경광봉을 흔들며 인파를 통제했다. 이들은 흐름이 중간에서 막히고 인파가 꼬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한쪽으로 이동하세요”, “이쪽이 통행 방향입니다” 등을 외치며 통제에 나섰다.

광장 곳곳에는 임시 화장실이 마련됐다. 화장실 앞에는 한때 길게 한 줄이 늘어서기도 했지만 시민들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천천히 이동했다. 근처의 안전 관리 인력들은 쉬는 시간이 끝나고 후반전이 가까워져 뛰는 시민들이 생기자 “뛰시면 안 됩니다”, “천천히 움직이세요”라며 안내에 나서기도 했다.

후반전에 들어서면서는 골을 바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여자친구와 함께 응원을 온 진모(28)씨는 “손흥민만 잘하는 게 아니라 생각했던 것보다 팀 호흡도 좋고 흐름이 안정적이어서 응원 나온 보람이 있다”면서도 “골이 하나라도 나오면 더 아쉬울 게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후반전에 돌입하고, 자정에 가까워진 시간이지만 시민들의 응원 열기에는 지친 기색이 느껴지지 않았다. 광장 주변 쉼터, 인근 도로에서도 ‘대~한민국’을 외치고 손뼉을 치고, 손을 흔드는 등 즐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한편 한국 국가대표팀은 전반전을 0대0, 득점 없이 마쳤다. 오는 28일에는 가나, 다음달 3일에는 포르투갈을 상대로 조별 리그 2차, 3차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권효중 기자khji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