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국대 지도자 셀프선임…범죄자 출신 학교 지도자도"

입력시간 | 2026.03.04 오후 12:00:00
수정시간 | 2026.03.04 오후 12:00:00
  • 감사원, 대한체육회 운영 및 관리 감독 실태 결과 발표
  • 국대 지도자 선발하는 이사회·경향위 위원들이 지도자로 직접 나와
  • '폭력·성폭행' 지도자 자격 취소 222명 학교 등지서 활동
  • 3년간 학폭 가해 선수 152명도 대회에 참여…관리 미흡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국가대표 지도자들을 선발해야 하는 개별종목단체 이사회나 경기력향상위원회에 소속된 이들이 국가대표 지도자에 직접 지원해 ‘셀프 선발’된 정황이 드러났다. 또 폭행이나 성폭력 등 범죄경력 대상자 무려 222명이 학교 등에서 지도자로 등록됐고, 학교폭력 가해자 152명이 29개 종목에 걸쳐 대회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감사원은 ‘대한체육회 운영 및 관리 감독실태’ 주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024년 9~10월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에서 상대기관을 부당 업무 처리를 이유로 각각 공익감사를 청구하는 등 체육계 논란이 이어진 만큼, 체육회 운영 전반의 감사에 나선 것이다.

먼저 국가대표 지도자 선정에서 공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종목단체 이사회와 경기력향상위원회가 국가대표 지도자를 선정하는데, 2022~2024년 29개 종목단체의 이사들과 경향위 위원 70명이 직을 유지한 채 국가대표 지도자에 지원하고 선발됐다.

또 일부 국가대표 지도자는 자격 요건도 충족시키지 못했다. 규정에 따르면 국가대표 지도자는 해당 종목의 경기 지도경력이 최소 1년 이상일 경우, 올림픽·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획득하고 해당 종목의 전문스포츠지도사 2급 이상 자격소지자 등을 대상으로 선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농구협회와 철인 3종협회에서 지도경력 또는 자격조건을 갖추지 못한 국가대표 지도자를 선발했고, 체육회 역시 이를 제대로 검토도 하지 않고 승인하며 공정성을 훼손시켰다.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바이애슬론 연맹은 2025년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국가대표를 선발하기 위해 5차례 선발전을 거쳐놓고서 참가자 명단 제출기한이 연기되었다는 사유로 선발전을 다시 치르기로 했다. 이에 전남바이애슬론연맹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당초 선발된 소속 선수 3명이 재선발전에 불참하는데도 체육회는 이런 사정을 모른 채 국가대표 선수를 선발했다.

이처럼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종목단체에 국가대표선발에 대한 이의가 24건에 달했지만 단 한 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심지어 13건은 체육회에 보고조차 되지 않았다.

선수 인권침해 정황도 드러났다. 문체부는 2020년 8월 독립적 인권침해 조사기구인 윤리센터를 설립하는 등 폭행·성범죄 등 선수 인권침해 및 승부조작·금품수수 등 스포츠비리 근절을 위해 노력 중이지만, 비위를 범한 지도자에 대한 징계는 지연되고 폭행이나 성폭력 범죄 경력자가 학교 등 체육현장에서 지도자로 활동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감사원의 점검 결과 2020년 8월부터 2024년 12월 말까지 폭행·성폭력 등 범죄로 체육지도자 자격증이 취소된 상당수 인원(222명)이 학교 등에서 지도자로 활동 중인 것이 확인됐다. 또 이 과정에서 체육단체들끼리 징계 정보 공유도 잘 이뤄지지 않아 비위행위자가 단체를 옮겨가며 지도자로 연명하는 경우도 적발됐다.

이와 함께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한 대회 참가제한 등 관리도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체육회는 2021년 11월부터 학교폭력 가해선수에 대해 체육회 및 종목단체 주관 대회 참가를 제한하고 있지만, 제대로 걸러지지 않아 2022~2024년 29개 종목에서 152명의 학교폭력 이력이 있는 선수들이 대회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 제공]

또 선수 후원을 불합리하게 규제한 경우도 드러났다. 일부 종목은 개별 종목단체의 자체수입금만으로는 선수를 지원하기 힘들어 선수 개인에 대한 후원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감사원이 35개 종목을 대상으로 경기복에 개인 후원 로고의 노출이 가능한지 확인한 결과, 11단체는 단체 후원 외에 개인 후원을 획일적으로 제한했다. 선수 개인에 대한 후원을 불합리하게 제한한 것이다.

감사원은 “자율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가진 만큼, 독립된 자체 감사 기구와 내부 통제 강화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번 감사에서 확인된 문제점에 대해 문체부와 체육회에 향후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 요구하거나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김인경 기자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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