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與, 인요한 종로 출마 검토…“한동훈이 직접 설득”

입력시간 | 2024.02.13 오후 2:15:12
수정시간 | 2024.02.13 오후 2:15:12
  • 서울 서대문갑 이어 정치1번지 종로구도 논의
  • “‘노무현의 사위’ 곽상언과 맞설 수 있는 인물”
  • 당 지도부 설득 작업…인요한 “아직 생각 없다”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민의힘이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의 출마지로 서울 서대문갑과 종로구 두곳을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권에서 4·10 총선의 공천 밑그림을 그렸던 핵심 인물이었던 만큼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구에 출마시켜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13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인 전 위원장을 근무지인 서울 서대문갑이나 정치 상징성이 높은 종로구에 배치하는 문제를 두고 최종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며 “(본인이 고사하고 있지만)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나서 설득 작업을 해서라도 반드시 서울 지역으로 출마시킨다는 방향은 맞다”고 말했다.

앞서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로 패배로 등장한 인 전 위원장은 그동안 당의 혁신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대한민국에 4대째 살았던 가문의 영향으로 ‘푸른 눈의 한국인’으로 불리는 인 전 위원장은 혁신위원장 취임 당시 “와이프와 아이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당의 변화를 강하게 촉구했다. 그가 강력하게 밀어붙였던 ‘희생 혁신안’으로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으며, 영남권 3선 출신인 하태경 의원도 험지인 서울 출마로 방향을 틀었다.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사진=이데일리)

당 지도부는 앞서 설 전에 인 전 위원장에게 근무지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위치한 서울 서대문갑 출마를 권유했다. 다만 인 전 위원장은 가족들의 반대와 함께 혁신위 활동 당시 공언했던 대로 출마를 거절했다. 이에 당은 재차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환 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중앙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최근 통화에서 (출마를 물었더니) 사모님이 반대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당사로 (인 전 위원장을 모셔) 도시락 미팅이라도 해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한 지역구 순번상 가장 첫번째 순서에 있는 정치 1번지로 통한다. 그동안 수많은 전직 대통령(윤보선·노무현·이명박)을 배출한 곳으로 여야는 선거 때마다 이 지역 사수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현역은 2022년 3·9 대통령선거 당시 재보궐 선거로 입성한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개혁신당 공동대표)이 당선됐지만 지난 대통령 경선 출마로 직을 사퇴하면서 공석이 됐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잘 알려진 곽상언 변호사가 종로구에 자리를 잡고 있다. 또 제3지대 빅텐트를 통해 개혁신당에 합류한 금태섭 최고위원도 종로 출마를 공언한 바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인 전 위원장은 당장 1석이 급한 서울에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핵심 인재이기 때문에 최종 전략 배치하는 문제를 고민 중에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가족인 곽 후보와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 전 위원장은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인 전 위원장은 이날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미 혁신위원장 시절부터 총선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얘기했다”며 “(이와 관련) 더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