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지표는 과학?…코스피 최고가에 또 '곱버스' 올인

입력시간 | 2021.06.25 오전 11:14:08
수정시간 | 2021.06.25 오전 11:14:08
  • 25일 10시 기준, 코스피 장중 3313.13로 사상 최고가 경신 중
  • 개인 이달 1~24일 곱버스 3409억원 사들여 순매수 상위 4위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25일 코스피가 약 1% 가까이 오르며 장중 3310선을 돌파,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최고가 경신 국면에서 또다시 하락에 베팅하는 일명 ‘곱버스’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한국거래소)

25일 오전 10시 36분 기준, 코스피 장중 최고가는 전 거래일 대비 0.82% 오른 3313.13다. 장 시작과 동시에 3300선을 넘어 장중 기준 사상 최고가를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종가 기준으로도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지수가 오른 만큼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252670), 상장지수펀드(ETF), 일명 곱버스를 대거 순매수했기 때문이다. 곱버스는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내릴 때 2배의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손해도 2배가 된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곱버스는 5.34% 하락했고, 장중 최고가를 경신한 이날 하락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6월 1~24일 곱버스는 코스피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서 4위를 차지했다. 1억8283만주, 금액으론 340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005930)(1조2711억원)이고 뒤를 이어 카카오(035720)(9254억원), 포스코(005490)(4223억원)가 차지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상위 종목엔 곱버스는 포함돼 있지 않다. 오히려 기관의 경우 순매도 전체 2위에 곱버스가 올라있다. 총 3650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이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최근 개인의 곱버스 순매수를 ‘개미지표’라며 조롱하는 글이 게재되고 있다. ‘개미 지표는 진짜 과학이다’ ‘개인들 곱버스 많이 샀던데 어떻게 하냐’ 등이다. 개인이 하락을 예상할 때, 이와 반대로 코스피 지수는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크단 얘기다. 실제 지난해 3월 말 코로나19 충격으로 코스피가 1400대까지 하락한 뒤 2000선을 넘는 과정에서 개인들은 곱버스를 대량 순매수해 손해를 입은 바 있다. 작년 전체 개인 순매수 3위는 곱버스다.

올해 들어 레버리지형 ETF 매수 주문을 하려면 기본 예탁금을 1000만~3000만원을 맡겨야 하고, 사전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등 절차는 까다로워졌다. 그럼에도 개인 투자자의 ‘숏(매도) 본능’을 멈추진 못한 셈이다. 이러한 문턱이 없었다면 개인의 곱버스 순매수량은 더 컸을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