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로 옷 벗기고 웃겨봐… 밤마다 찾아온 공포의 ‘취침쇼’

입력시간 | 2022.08.13 오후 1:59:44
수정시간 | 2022.08.13 오후 1:59:44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자신을 웃기지 못했다는 이유로 후임병을 강제로 추행하고 괴롭힌 20대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기사와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13일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이진혁 부장판사)는 군인 등 강제추행, 위력행사가혹행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A씨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성폭련 치료강의 40시간 수강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7월 강원도 인제군에 있는 군 생활관에서 또 다른 가해자 B씨와 함께 후임병들을 강제추행하고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후임병들에게 취침 전 자신을 웃겨야 하는 일명 ‘취침쇼’ 시간을 만들고 자신들을 웃기지 못하면 강제로 옷을 벗기거나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유격체조를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유격체조를 제대로 못 하면 침상 매트리스 위에 머리를 박도록 하거나 관물대에 들어가도록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피해자 얼굴에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서 그 연기를 마시게 하는 방법으로 가혹행위를 이어갔다.

다만 A씨는 재판에서 다른 부대원이 피해자를 추행하는 것을 봤을 뿐 자신이 직접 가혹행위를 지시한 적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른 부대원들의 목격 진술 등에 따르면 A씨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신빙성 있다”라며 “이는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 등 개인적 법익을 침해한 것일 뿐 아니라 군 조직의 건전한 문화, 질서를 저해하는 행위이므로 죄책이 가볍지 않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A씨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B씨는 대구지법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객원기자sso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