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그리거, 하빕에 무너졌다...4라운드 서브미션 패배

입력시간 | 2018.10.07 오후 2:07:17
수정시간 | 2018.10.07 오후 2:34:34

코너 맥그리거(왼쪽)가 UFC 229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하빕 노르마고메도프에게 공격 당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UFC 최고의 스타로 인정받는 코너 맥그리거(30·아일랜드)의 자존심이 와르르 무너졌다.

맥그리거는 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티모바일아레나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UFC 229’ 메인이벤트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러시아.이하 하빕)에게 4라운드 리어네이키드 초크에 의한 서브미션 패배를 당했다.

이로써 맥그리거는 챔피언 벨트 탈환에 실패했다. 생애 통산 4번째 패배를 당한 맥그리거는 최강 파이터라는 명성과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반면 하빕은 가장 껄끄러운 도전자인 맥그리거를 제압하면서 무적행진을 이어갔다. 통산 전적은 27전 전승이다.

2년 만에 UFC에 복귀한 맥그리거는 1라운드부터 하빕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그라운드 싸움에서 완전히 밀린 맥그리거는 밑에 깔린 채 파운딩 펀치를 잇따라 허용했다. 거의 경기가 끝날 뻔한 상황도 여러차례 연출됐다.

2라운드까지 하빕에게 일방적으로 공격 당한 맥그리거는 3라운드에서 반격을 시작했다. 특유의 스트레이트 펀치가 몇차례 들어가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 했다.

하지만 맥그리거는 4라운드에서 주저앉았다. 체력이 떨어진 맥그리거는 그라운드에서 하빕의 덫에 완전히 빠졌다. 하빕에게 완전히 목을 잡힌 맥그리거는 리어네이키드 초크에 걸리자 그대로 스스로 탭을 쳐 경기를 포기했다.

경기 전부터 맥그리거의 온갖 도발에 불편한 심경을 노출했던 하빕은 맥그리거가 경기 포기 의사를 밝혔음에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맥그리거는 인터뷰에서 하빕의 아버지를 ‘겁쟁이’라고 비난해 하빕을 화나게 만들었다.

더 큰 문제는 경기가 끝난 뒤 벌어졌다. 옥타곤 위에서 하빕을 비롯해 양측 관계자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집단 난투극이 펼쳐져 보는 이들의 눈살을 지푸리게 했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를 비롯해 관계자들이 뜯어말리며 진정시키려 했지만 혼란 상황은 계속 됐다.

패한 맥그리거는 곧바로 옥타곤을 빠져나왔다. 관중들들이 워낙 흥분된 반응을 보이다보니 하빕도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차지 못한 채 경기장을 나와야 했다. 옥타온 아나운서의 공식 경기 결과 발표는 두 선수가 모두 퇴장한 가운데 이뤄졌다.

맥그리거는 UFC 역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두 체급을 석권했던 선수다. 뛰어난 실력 뿐만 아니라 화려한 쇼맨십과 언변으로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작년에는 ‘무패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미국)와 프로복싱 경기를 치러 패한 적도 있다.

맥그리거는 지난 2016년 11월 에디 알바레스(미국)와의 경기를 끝으로 UFC에서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그동안 UFC 측과 갈등을 빚었고 두 체급 챔피언 벨트도 모두 박탈당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UFC 선수들이 탑승한 버스를 부수며 난동을 부렸다가 동료 선수를 다치게 한 적도 있다.

맥그리거가 UFC에서 자취를 감춘 사이 새로운 최강자로 떠오른 선수가 하빕이다. 러시아 출신의 레슬러로 엄청난 힘과 타격 실력을 겸비한 하빕은 UFC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결국 이날 맥그리거까지 완벽하게 제압하면서 진정한 최강자로 인정받게 됐다.

맥그리거는 비록 패했지만 대전료로 300만 달러(약 34억원)의 거액을 챙겼다. 대회 후 정산되는 페이퍼뷰 보너스도 상당할 전망이다. 하빕 역시 기존에 받았던 20만 달러보다 10배나 많은 200만 달러(약 22억 6000만원)의 대전료를 받았다. 워낙 맥그리거의 상품성이 높다보니 둘의 재대결 가능성도 벌써부터 예상되고 있다.
이석무 기자sport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