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분기 깜짝실적에도 주가상승 '미미'…왜?

입력시간 | 2021.08.04 오전 8:09:52
수정시간 | 2021.08.04 오전 8:09:52
  • 메리츠증권 보고서
  • 8월3일까지 코스피 영업이익, 예상치 10% 상회
  • "1분기 호실적 '피크아웃 우려' 꺾고 펀더멘탈 개선"
  • 주가는 약해…"기대감 선반영·내년 이익 불확실성"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코스피 2분기 실적이 정점 우려를 딛고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지만, 그에 비해 주가 상승 탄력은 약한 양상이다. 그 요인으로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중국 규제 강화 속 선반영된 이익 기대감과 내년 이익 전망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목되고 있다.

코스피 2분기 실적 10% 상회…“이익 정점 우려 완화”

4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실적 발표한 종목 합산 기준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예상치 대비 10.1%, 11.2% 상회한 수준으로 긍정적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63.4%(종목수 기준 14.1%) 종목이 발표했으며, 반도체(98.7%), 은행(96.0%), 자동차(76.6%) 등 이익비중 큰 업종은 대부분 실적을 발표했다.

최근 5년간 실적은 평균 5% 상회하는 수준이었지만 2분기엔 10%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에 2분기 피크아웃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펀더멘탈 우려는 완화됐다고 봤다.

어닝 서프라이즈 주도 업종은 소재, 금융, IT다. 소재업종의 경우, 화학(2차전지)부분에서 LG화학(051910)의 일회성 이익(SK이노베이션(096770)과의 소송 합의금액 1조원)이 반영되기도 했으나, 철강 부분의 실적도 매우 긍정적이다. 이에 최근 증시 전반에 대한 외국인 수급은 매도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들 두 업종에 대해서는 순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이다.

다만 이 기간 업종별 편차가 크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산업재(-40.1%), 에너지(-6.7%) 등 경기민감 업종의 경우 현재까지 발표된 실적은 부진한 편이다.

아울러 이 같은 코스피 호실적에도 주가 상승 탄력은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증권은 실적발표 이후 어닝서프라이즈 종목 주가는 과거 평균 1.7%(코스피 대비 초과수익률 기준) 상승했지만, 올 2분기엔 +0.4%로 상승이 제한적이었던 점을 짚었다.

주가상승은 제한적…“내년 이익 불확실성·기대감 선반영”

주가의 상대적 부진 배경으로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중국 규제 이슈도 있지만 무엇보다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과거 대비 선반영된 영향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종목들은 실적발표가 나오기 전 2주간 약 1.2% 수익률(코스피 대비 초과수익률 기준)을 기록했다”며 “과거 어닝 서프라이즈 종목들의 같은 기간 수익률은 0.7%로 과거와 비교하면 실적 발표 이전 높은 수준으로 선반영 된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이익에 대한 불확실성도 주가 상승을 제한시켰던 요인으로 봤다. 연초 이후 올해와 내년 이익전망치의 상향조정이 지속됐지만, 상향 조정 기울기는 6월 들어 낮아지기 시작했다.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올해의 이익전망치 변화율은 7월 한달간 5% 이상 상향조정됐지만, 내년 이익전망치에 대한 변화율은 2%대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연구원은 “업종별로 살펴보아도 IT가전, 건설 업종을 제외하면 내년 이익전망치 변화율은 올해보다 제한적으로 상향조정됐다”며 “하반기엔 점차 올해보다 내년 이익 전망치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더라도 내년 이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가 상승 흐름을 제한적으로 이끌어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