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 삼전닉스' 엔비디아 훈풍·악재 끝…반도체株 다시 뛴다

입력시간 | 2026.05.21 오후 5:58:08
수정시간 | 2026.05.21 오후 8:10:06
  • 엔비디아 훈풍에 삼성전자 리스크 완화…반도체株 랠리 재시동
  • 삼전·하닉 급등…코스피 5거래일 만에 7800선 회복
  • 엔비디아 깜짝 실적에 AI 반도체 수요 기대 재점화
  • 삼성전자 노사 잠정 합의로 총파업 리스크 완화까지
  • 반도체 수출 급증…“수요 초과 환경 2027년까지 지속”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코스피가 하루 만에 8% 넘게 급반등했다. 전 업종이 동반 반등한 가운데 상승의 무게중심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에 실렸다.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기대가 되살아난 데다,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 잠정 합의에 이르며 총파업 리스크까지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1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06.64포인트(8.42%) 오른 7815.59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5거래일 만에 7800선을 되찾았다. 하루 상승률이 8%를 웃돈 것은 지난달 1일 8.44% 오른 이후 처음이다. 장 시작 직후부터 매수세가 몰리면서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이 일시 정지되는 매수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수 반등을 이끈 것은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였다.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 대비 2만 3500원(8.51%) 오른 29만 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30만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19만 5000원(11.17%) 상승한 194만원에 마감하며 5거래일 만에 종가 190만원선을 회복했다.

반도체주 반등의 배경은 복합적이다. 우선 삼성전자를 둘러싼 노사 리스크 완화가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0일 밤 임금협상에 잠정 합의했다. 노조 조합원들의 찬반투표가 남아 있지만, 이날로 예정됐던 총파업이 유예되면서 시장에선 삼성전자 관련 파업 리스크가 완화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특별경영 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한 합의에 대해 “파업 불확실성 해소, 현금 성과급 지급 대비 현금 유출 부담 감소, 기존 보유 자사주 활용 시 설비투자 여력 보존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직원 보상이 주가와 연동되고, 지급 물량 중 상당 부분에 락인이 걸려 있어 즉시 매물화되는 오버행 부담도 제한적이라고 봤다.

글로벌 반도체 투자심리도 되살아났다. 엔비디아의 2027회계연도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면서다. 엔비디아는 1분기 매출 816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752억달러로 전년보다 92% 늘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87달러를 기록했으며, 2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910억달러로 제시했다.

엔비디아의 실적 서프라이즈는 국내 반도체주에도 호재로 해석된다. AI 서버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용 D램 등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의 수요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HBM 시장 선두권인 SK하이닉스와 HBM4 공급 확대 기대가 커지는 삼성전자가 동시에 수혜주로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날 공개된 수출 지표도 반도체주 상승 탄력을 키웠다. 관세청에 따르면 5월 1~20일 수출액은 52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4.8%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202.1% 급증한 220억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1.7%로 전년 동기 대비 19.0%포인트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1~20일 수출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며 “특히 반도체가 전년 대비 202% 증가하며 전체 수출 증가세를 주도했다”고 짚었다. 이어 “이는 반도체 업종의 실적 모멘텀을 강화하고 반도체 주가 상승 탄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매크로 부담 완화도 위험자산 선호 회복으로 이어졌다. 미·이란 협상 기대가 커지고 일부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했고, 최근 유가 급등과 함께 상승했던 시장금리도 안정됐다. 대외 변수 부담이 낮아지면서 국내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도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이날 반등이 단순한 낙폭 과대 되돌림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재원 연구원은 “반도체 외에도 조선, 기계, 증권 등 낙폭 과대 업종들이 다수 있다”며 “변동성이 완화될 경우 매수 대기 자금도 127조원으로, 5월 초 8000포인트를 돌파하던 수준을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반도체 중심 랠리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엔비디아 실적으로 AI 사이클이 재확인된 가운데 HBM과 서버용 D램을 중심으로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부문의 영업 레버리지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최소 2027년까지는 수요 초과 환경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순엽 기자s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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