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입성한 최태원 SK회장 "美 메모리공장, 조건 맞으면 검토"
- 美 추가 투자 질문에 "전력·용수·인력 등 여건 갖춰지면 가능"
- "미국 포함 전 세계 후보지 검토…적절한 입지 찾고 있다"
- "AI 데이터센터·기술·스타트업에 수십억달러 투자 기대"
- "HBM 생산 두 배 늘려도 고객들은 '부족하다'…AI 수요 기하급수적 증가"
- "중국 생산 70% 이상 미국 등 해외 공급…美 수출통제 철저히 준수"

최태원 SK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등 관계자들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념 '오프닝벨' 행사에서 벨을 누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 회장은 이날 나스닥증권거래소에 위치한 미국 CNBC스튜디오 인터뷰에서 “메모리 팹을 건설하려면 전력과 깨끗한 물, 충분한 부지, 숙련된 인력, 공급망 생태계가 모두 필요하다”며 “현재 우리 팀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적합한 장소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에서 적절한 입지를 찾는다면 왜 미국에 투자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다만 현재 진행 중인 미국 투자 계획은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건설 중인 약 40억달러 규모의 AI 메모리 첨단 패키징 공장이 유일하다. 그는 메모리 공장과 별도로 AI 분야에서는 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메모리와는 별개의 이야기지만 AI 분야에서는 적어도 수십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와 AI 기술, 스타트업, 파트너들과의 합작투자(JV) 등 다양한 형태의 AI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대규모 투자는 조만간, 늦어도 머지않은 시점에는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국 나스닥 상장을 마친 소감에 대해서는 “오늘은 정말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SK가 하이닉스를 인수한 지 15년이 됐는데 당시에는 꿈이었지만 이제 그 꿈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닉스 구성원들과 고객, 주주, 파트너, 그리고 우리를 지지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그분들이 없었다면 오늘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번 미국 상장이 단순한 자금조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자본시장에 직접 접근하게 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금융적 선택지가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나 글로벌 인재를 채용할 때 한국 주식을 기반으로 한 스톡옵션만으로는 충분한 매력이 되기 어려웠다”며 “이제는 다양한 형태의 스톡옵션과 보상체계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과 글로벌 주주들이 새롭게 참여한 만큼 이에 걸맞은 새로운 거버넌스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I 시대 메모리 산업의 성장성에 대해서는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과거에는 메모리 수요가 사람 수나 하드웨어 기기 숫자에 의해 결정됐지만 AI 시대는 다르다”며 “이제는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 로봇이 등장했고 AI는 사람 수나 하드웨어 숫자에 의해 제한되지 않는다. 그만큼 메모리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수많은 고객과 파트너들을 만나고 있는데 모두 더 많은 메모리를 원하고 있다”며 “우리는 향후 5년 안에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고객들은 ‘그것으로도 부족하다.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두 배를 늘려도 부족한 것이 지금의 AI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구글과 엔비디아 등이 비용 절감을 위해 HBM 사용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품을 설계하고 있다는 지적과 삼성전자의 추격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HBM 수요가 줄어드는 조짐은 전혀 보지 못했다”며 “모든 고객들이 올해 생산량도 더 늘려달라고 하고 내년 생산량도 더 늘려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HBM뿐 아니라 일반 D램까지 더 공급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공급 부족이며 수요는 정말 엄청나다”고 말했다.
장기 공급계약의 가격 정책과 관련해서는 “가격을 시장에 맡기기를 원하는 고객도 있고 가격을 고정하기를 원하는 고객도 있다”며 “획일적인 기준은 없으며 고객마다 원하는 방식에 맞춰 장기 계약을 설계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고객과의 지속가능한 관계”라고 설명했다.
중국 사업과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에 대해서는 “중국 공장에 대해 다소 오해가 있다”며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70% 이상은 중국 밖으로 수출되고 대부분 미국 고객에게 공급된다. 중국 내수시장에는 30% 미만만 공급하고 있으며 미국의 수출통제 정책도 철저히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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