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2년 더 미루면…올해 본 손실도 공제될까[일문일답]

입력시간 | 2026.11.05 오후 4:03:26
수정시간 | 2026.11.05 오후 5:17:10
  • 해외 거래 과세 인프라 보완…국내외 형평성 제고
  • 손실 이월공제 도입…향후 3년간 이익서 차감
  • 스테이블코인·무기한 선물 신종거래 과세기준 논의
  • 2028년 상반기 세부기준 발표…첫 신고 2030년 5월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정부가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소득과세를 2029년으로 2년 더 미루는 방안을 추진한다. 유예 기간 해외 거래에 대한 과세자료 확보 체계를 갖추고, 투자 손실을 향후 3년간 발생한 이익에서 차감할 수 있도록 손실 이월공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민관합동 워킹그룹을 구성해 스테이블코인과 무기한 선물을 포함한 가상자산과 관련한 다양한 거래에 대한 세부 과세기준도 정비한다.

왼쪽부터 유영준 금융위원회 디지털금융정책관,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조만희 재경부 세제실장(사진=재경부)

왼쪽부터 유영준 금융위원회 디지털금융정책관,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조만희 재경부 세제실장(사진=재경부)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5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가상자산 소득과세 관련 브리핑에서 내년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소득과세를 2년간 유예하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그동안 전문가와 업계 목소리를 수렴하고 국회에서 검토한 결과, 미국과의 가상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카프)가 2029년부터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장 과세하게 되면 해외에 비해 국내시장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을 고려했다”며 “2년의 추가 준비기간을 거쳐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재경부는 유예 기간동안 3가지 점검을 거칠 예정이다. 먼저, 국내외 과세자료를 분석해 해외 거래도 과세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둘째,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도 인정하는 손실 이월공제를 우리나라에도 3년간 허용한다. 마지막으로는 금융위원회와 협업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속도를 내 디지털자산기본법의 건전한 성장이 더 이상 지연되지 않도록 지원한다.

가상자산 과세는 예정대로라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이번에 추가 유예가 이뤄지면서 네 번째 연기가 된 상황이다. 기존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을 양도·대여해 발생하는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과세된다. 250만원을 초과하는 가상자산 소득에 대해 기타소득세(20%)와 지방소득세(2%)를 합산한 총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전체 투자자 1326만명(작년 12월 업비트 누적 회원 기준) 정도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첫 신고는 2028년 5월 이뤄질 예정이었다.

다음은 이 부총리와 조만희 재경부 세제실장, 유영준 금융위 디지털금융정책관의 가상자산 소득과세 유예 관련 일문일답.

-가상자산 소득과세는 언제까지 유예하나.

△(세제실장)이번 유예 결정으로, 2년 밀려 2029년 1월 시행 예정이다. 신고납부 제도이기 때문에 전년도에 발생한 손실과 이득을 다음 해 5월에 신고납부한다. 따라서 첫 신고는 2030년 5월에 진행된다.

-과세 유예의 구체적인 배경은 무엇인가.

△(부총리)당장 과세하게 되면 해외에 비해 국내시장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과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따라 디지털자산업의 제도적 기반이 크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2년의 추가 준비기간을 거쳐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시행시기 조정은 ‘소득 있는 곳에 과세’라는 조세의 기본원칙을 견지하되, 국내외 거래에 대한 과세의 실효성과 납세자 간 형평성을 높이고 신뢰할 수 있고 안정적인 과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유예 기간 동안 어떤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가.

△(부총리)첫 번째는 과세제도를 합리적으로 정비한다. 두 번째는 과세 인프라를 확충하고, 세 번째는 과세기준에 대해서 적기에 마련하겠다. 과세기준 정비와 관련해서는 투자자들이 가격 변동성에 대해 상쇄할 수 있도록 주요국에서 인정하고 있는 손실 이월 공제를 허용한다.

이는 2029년 과세 시행을 위한 것으로 이번 정기 국회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과세 인프라와 관련해서는 해외 거래 정보의 수집·활용 체계를 확충한다. 카프를 통해 수집된 해외 거래정보와 국내 과세정보를 연계 분석해 국내외 거래에 대한 과세실효성을 높이겠다. 마지막으로는 납세자가 예측 가능하고 편리하게 신고할 수 있는 과세기준을 명확히 하고 신고지원체계도 정비해 나갈 것이다.

-이번 과세는 폐지되는 것이 아니라 2029년 1월로 시행이 유예됐다. 과세 세부 기준은 언제 나오나.

△(세제실장)2028년 상반기에는 세부 과세기준을 마련해 발표하고, 시장과 납세자에 안내될 예정이다. 현재 마련되고 있는 기준(고시안)은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나오고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정의가 나오면 그에 대한 과세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재경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개정안을 마련해 2027년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손실 이월공제 3년 허용은 제도를 3년간 운영한다는 의미인가.

△(세제실장)‘손실 이월공제 3년 허용’을 제도를 3년만 운영한다는 뜻이 아니다. 이월공제 제도는 계속 유지되는데, 손실을 이월할 수 있는 기간이 3년이라는 의미다. 예를 들어 2029년에 손실이 나면 이를 3년간 이월해 이득에서 공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예컨대, 2029년 손실은 3년 뒤인 2032년 수익까지 공제되는 것이다. 신고납부 제도이기 때문에 전년도에 발생한 손실과 이득을 다음 해 5월에 신고납부한다. 이때 이월된 손실을 이득에서 차감한다.

-2029년 과세가 시작되면 올해(2026년) 난 손실도 소급 적용되나.

△(세제실장)의제취득가액 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이 제도는 2029년 과세가 시행된 후 2028년 12월 31일 가격을 취득가액으로 의제하는 것이다. 2029년 이후에 손실이 난 부분에 대해서는 이월공제가 되고, 만약 2026, 2027년에 2028년 12월 31일 시가보다 더 높게 취득할 경우에는 해당 취득가액으로 손실을 계산할 수 있다.

-2026년에 이미 매도해 확정된 손실은 이월공제가 안 되나.

△(세제실장)확정된 손실은 이월공제를 할 수 없다.

-투자자산 성격도 있는 가상자산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는 게 적절한가. 유예 기간동안 소득 재분류 가능성이 있나.

△(세제실장)기타소득으로 분류하면 이점이 많다. 포괄적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거래는 워낙 다양해 양도소득, 대여소득 등의 성격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자본이득으로 분류하면 이를 모두 분리해야 해 신고납부가 상당히 어려워진다.

단점은 기타소득이 기본적으로 이월공제가 어려운 과세 체계라는 점이다. 다만 가상자산은 금융·자본이득 성격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일본도 우리처럼 기타소득으로 과세하며 이월공제를 해주지 않다가 최근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리도 자본·금융 성격이 짙어지고 가격 변동성이 커 이월공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이번에 허용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등은 환율 변동에 따른 차익을 과세하는 데에 대한 비판이 많다. 앞으로 어떻게 기준을 세울 계획인가.

△(세제실장)디지털자산기본법이 제정되면 주요 과제가 된다. 스테이블코인 규정이 생기면 과세 체계에도 영향을 준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그에 대한 과세 체계를 생각해 봐야 한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매매거래에서 지급수단으로 쓸 수 있고, 환율 변동에 따라 취득과 양도 시점의 차이만큼 과세할 수 있다. 가격이 고정돼 있어 과세가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고, 과세 여지가 있다는 논의도 있다. 워킹그룹에서 토의할 예정이다.

-해외 거래소의 무기한 선물은 과세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어떻게 규율하고 과세표준을 잡을 건가.

△(세제실장)선물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의 문제다. 금융위가 무기한 선물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과세 결과가 결정된다. 금융위와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해외주식 양도소득세에는 이월공제가 없는데, 가상자산에만 허용하면 형평성 논란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지적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부총리)(국내) 주식의 경우 상장주식에 대해서는 대주주 요건에 만족하지 않는 경우에는 전체 다 비과세다. 아직은 소액주주와 관련된 과세 논의된 게 없기 때문에 손실 이월공제 관련해서는 현재로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세제실장)국내 주식은 소액주주 과세가 안되고 있다 보니까 이월공제를 검토하지 않고 있는데, 해외 주식은 전부 다 과세를 하지만 해외 주식과 국내 주식 간의 형평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해외주식에 이월공제를 허용해주는 데는 문제가 있다. 해외 주식은 이월공제를 해주고, 또 국내 주식은 이월공제를 안 해주는 또 다른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과거 폐기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같은 통합적인 과세체계 안에서 가상자산을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세제실장)전혀 논의되고 있지 않다.
정윤영 기자young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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