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노조인데 반도체 아니면 무시"…삼전 '노노갈등' 법정 분쟁 치닫나

입력시간 | 2026.05.07 오후 2:26:54
수정시간 | 2026.05.08 오전 6:39:10
  • 최근 공동투쟁본부서 탈퇴한 삼성전자 동행노조
  • 초기업노조·전삼노에 "교섭 정보 공유하라" 공문
  • "교섭 정보 공유 거부하면 모든 법적 조치 취할 것"
  • 초기업노조 "배제 사실 없다…의견 수렴은 어려워"
  • 삼전 대표는 내부 메시지…"열린 자세로 협의할 것"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삼성전자 내부의 ‘노노(勞勞)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최근 공동투쟁본부에서 탈퇴한 완제품(DX) 조합원 중심의 동행노조가 또 다른 노조인 초기업노조와 전삼노에 교섭 정보 공유를 촉구하고 나서면서다.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까지 나서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는 와중에 정작 노노 갈등이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7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동행노조는 지난 6일 초기업노조와 전삼노에게 ‘교섭 정보 공유 및 차별대우 금지’ 준수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동행노조는 조합원 가운데 70% 이상이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을 담당하는 DX부문 소속이다. 동행노조는 최근 초기업노조, 전삼노와 함께 꾸렸던 공동투쟁본부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반도체(DS)부문 중심으로 성과급 협상이 이뤄지면서 DX부문은 철저하게 소외 받고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실제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의 경우 DX부문 조합원들이 잇따라 탈퇴하면서, 조합원 수가 급감하고 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동행노조는 공문을 통해 “우리 노조는 지난 4일 공동교섭단 참여를 종료했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초기업노조와 전삼노가) 교섭대표 노조로서 부담하고 있는 공정대표 의무 면제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섭 과정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용과 결과를 공유해야 할 법적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동행노조는 “과거 초기업노조는 과반 조합이라는 권한을 남용해 우리 노조의 의견을 고의로 무시·배제하거나 심지어 형법 제311조(모욕)에 해당하는 비하(어용노조 지칭) 등을 지속했다”며 “우리 노조의 존재 자체를 배제하고 부정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대법원도 교섭 과정에서 소수 노조에게 정보 제공 및 의견 수렴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은 경우 교섭대표 노조의 공정대표 의무를 위반한 행위라는 입장”이라고 했다.

동행노조는 △사측과의 교섭 관련 세부 진행 상황 △사측 제시안 및 조합(초기업노조·전삼노)의 수정 요구안 전문 △동행노조 의견 수렴 등을 요구했다. 동행노조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노동위원회 시정신청,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 등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초기업노조는 동행노조에 보낸 회신을 통해 “동행노조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거나 교섭 정보를 차단한 사실이 없다. 교섭 결과와 주요 내용은 조합원 대상 공식 공유 이전에 사전에 안내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만 조합원 의견 수렴은 어렵다”고 했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근로자 사이의 처우 격차가 커지고 반도체 대기업 노조의 기득권 지키기가 만연하면서 노노 갈등이 새로운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노조 대표성 문제가 불거진다면 기업의 쟁의 리스크는 한층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와중에 삼성전자 대표이사인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은 이날 임직원 메시지를 내고, 파업과 같은 극단적인 사태를 막기 위한 의지를 내비쳤다. 두 대표이사는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안타깝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임직원 여러분은 미래 경쟁력이 손실되지 않도록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회사는 열린 자세로 협의를 이어가며 임직원 여러분께서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26일부터 진행한 임금 협상 집중교섭을 통해 ‘반도체 국내 1위 달성시 경쟁사를 뛰어넘는 성과급 최고 대우’ 등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5월 총파업을 공언했다.
김정남 기자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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