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둘째 날 오전 투표에서도 신임 교황 선출이 불발됐다.

8일 진행된 콘클라베 오전 투표 종료 후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제267대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는 8일(이하 현지시간) 둘째 날을 맞았다. 선거에 참여하는 추기경단은 바티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밤을 보내고 아침 식사를 한 뒤 시스티나 성당에서 두 차례에 걸쳐 오전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종료 이후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는 전날 진행된 첫 투표 때와 마찬가지로 ‘선출 불발’을 의미하는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교황 선출 투표는 이날 오후에 계속된다. 1회만 투표하는 첫째 날과 달리 콘클라베 둘째 날부터는 오전과 오후에 2회씩, 하루 최대 4회 투표를 할 수 있다.

오전 투표 일정을 마친 추기경단은 점심 식사를 한 뒤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11시)부터 투표를 재개한다.

오후 첫 투표에서 교황이 선출되면 오후 5시 30분쯤(한국시간 9일 0시 30분) 흰 연기가 피어오르게 된다. 두 번째 투표에서 선출에 성공하면 오후 7시쯤(한국시간 9일 오전 2시) 흰 연기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오후 투표에서도 교황 선출이 불발되면 또 한 번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이번 콘클라베에는 70개국에서 모인 만 80세 미만 추기경 133명이 참여 중이다. 대륙별로 살펴보면 유럽 출신 추기경이 52명으로 가장 많다. 뒤를 이어 아시아(23명), 중남미(21명), 아프리카(17명), 북아메리카(16명), 오세아니아(4명) 순이다.

참석 추기경 전원이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동시에 갖는다. 한국인 중에선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유일하게 콘클라베에 참여하고 있다.

새 교황이 선출되려면 선거인단의 3분의 2 이상, 즉 최소 89표를 확보하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 선출 여부는 굴뚝의 연기 색깔로 발표한다. 검은 연기와 흰 연기가 각각 불발과 성공을 뜻한다. 콘클라베 시작 이후 사흘 동안 교황이 뽑히지 않으면 하루 동안 투표를 중단하고 기도와 대화의 시간을 갖게 된다.

20세기에 치러진 콘클라베의 평균 소요 기간은 사흘이었다. 2013년 열린 직전 콘클라베에서는 둘째 날 오후에 진행한 5번째 투표에서 새 교황이 결정됐다.

역사상 첫 남아메리카 출신 교황이었던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21일 88세를 일기로 선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