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던졌다" "흉기 빼앗아"…칼부림男 막은 '영웅들'

입력시간 | 2026.10.13 오후 9:53:27
수정시간 | 2026.10.13 오후 9:53:27
  • 13일 인천 상업시설서 흉기 난동
  • 살인미수 전력 A씨, 시민들에 제압
  • "더 큰 피해 막을 수 있어서 다행"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인천 구월동의 대형 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이용객 8명이 다친 가운데,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용감한 시민들이 가해자를 막아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인천 남동구 상업시설 푸드코트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경찰에 제압된 피의자.(사진=뉴스1)

13일 인천 남동구 상업시설 푸드코트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경찰에 제압된 피의자.(사진=뉴스1)

13일 인천 남동경찰서 등에 따르면 살인미수 전력이 있는 A(59)씨는 이날 오후 1시 40분께 대형마트와 영화관 등이 입점해 있는 남동구 구월동 대형 상업시설 건물에서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에 흉기를 휘두르다 시민들에 의해 제압당했다.

해당 상업시설은 지하 1∼3층에 홈플러스가 입점했고 지상 1층 귀금속매장, 2층 식당가, 3층 주차장, 4층 영화관 등으로 구성됐다. A씨는 이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이동해 식당가에서 흉기를 휘둘렀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직장인 신모씨(23)씨가 A씨를 막는 데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신씨는 건물 4층에 위치한 영화관으로 여자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사람들의 비명이 들리는 곳에 가까이 가보니 손에 흉기를 든 A씨가 있었다고 한다.

신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처음엔 어린아이들이 장난을 치는 듯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가까이 가보니 ‘살려달라’, ‘도망치라’는 비명과 고함소리였다”고 말했다.

신씨는 여자친구의 “도망쳐”라는 말에 반사적으로 자리를 피하려 했지만, 그 순간 영화를 보러 온 이용객 다수가 어린아이들과 여성들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한다.

결국 신씨는 등받이 없는 의자 하나를 호신용으로 들고 A씨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당시 A씨는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4층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신씨는 4층 영화관에 거의 다 올라서고 있었던 A씨의 뒤통수가 보이자 의자를 힘껏 던졌다. 의자에 맞은 A씨는 정신을 잃은 듯 한동안 그 자리에서 쓰러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이후 A씨가 아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 통해 3층 방향으로 향하자 신씨는 아래층에 있던 사람에게 “그를 붙잡으라”고 소리쳤다. 이 소리를 들은 시민들은 쓰러진 A씨를 의자로 눌러 제압했고, 곧 경찰이 도착해 검거했다.

신씨는 “만약 이 사람이 4층에 올라왔다면 저희도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어린애들이 너무 많기도 했지만 제가 살고 싶어서 한 행동이다.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신씨 말고도 용감한 행동을 보인 시민은 또 있었다. MBC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시 30대 남성 나모씨는 여자친구와 건물 2층에서 식사를 하던 중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사람들을 목격했다. 이때 A씨가 에스컬레이터 반대편에서 양손에 흉기를 든 채 사람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나씨는 2층으로 올라온 A씨의 공격을 받은 식당 사장이 의자를 이용해 그를 막으려고 하자 A씨 제압에 함께 참여했다. 나씨는 MBC에 “막고 있는 사람이 그분(식당 사장) 한 분이니까 저도 의자를 들고 같이 뛰어가서 서로서로 막다가 대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나씨는 A씨에 대해 “보이는 사람 막 찌르더라. 마구잡이로. 이유가 없었다”면서 “아주머니 한 분이 계셨는데, 도망가라고 얘기를 드렸는데 당황하셔서 그 자리에 얼어 계시다가 흉기에 맞으셨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13일 홈플러스 인천 구월점이 입점해 있는 대형 상업시설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부상자들이 응급치료를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3일 홈플러스 인천 구월점이 입점해 있는 대형 상업시설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부상자들이 응급치료를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A씨가 4층으로 에스컬레이터 역방향으로 올라가는데 저희가 소리를 엄청 지르고 하다 보니까 사람들이 의자로 못 올라오게 막았다”며 “결국에 제압이 됐고 그때 딱 경찰분들이 오셔서 인계했다”고 덧붙였다.

또 나씨는 A씨가 제압당했을 당시 상황에 대해 “의자로 몸을 다 누른 뒤 흉기부터 일단 다 빼앗았다. 남자분 한 세 분이 계셨다”고 했다. 다만 나씨는 흉기를 잡는 과정에서 찰과상을 당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한편 A씨는 과거 범행으로 검거 당시 위치추적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최근에는 흉기 소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동기를 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부상자 8명 중 20대 여성 1명은 심정지 상태이며, 다른 20∼50대 남녀 7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권혜미 기자emily00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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