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백화점’ 문 열린다…은행은 대략난감
- 금융위, 가계대출 안정시 1사 전속의무 폐지
- 규제개혁위 권고 1년여 만에 ‘은행판 GA’ 열려
- 부동산 대출 과당경쟁에 시장 혼탁
- 대출원가 높아져 소비자 전가 우려
- 불판시 책임 불명확해 銀 내부통제 책임 가중
- 당국, GA 규제 참고해 가이드라인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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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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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금융당국이 이르면 상반기 대출모집인 1사 전속주의를 폐지하기로 했다. 지난 2023년 10월 규제개혁위원회가 1사 전속의무 폐지를 권고한 후 금융당국이 전담팀(TFT)을 꾸려 개선방안을 논의해온 지 2년 만이다. 당국은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이유로 대출모집인 전속의무 폐지를 미뤄왔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안정을 되찾았다고 판단해 상반기 전속의무제 폐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은행권에선 법인보험대리점(GA)처럼 은행이 모집인에 주는 수수료가 많아지면서 ‘대출원가’가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금융위, 올해 전속의무 폐지 발표
금융위원회 한 관계자는 27일 “올해 업무계획 중 하나인 ‘대출모집인 1사 전속의무 폐지’를 이르면 상반기 발표할 계획이다”며 “가계부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판단할 때 대출모집인 1사 전속의무 폐지를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가계부채가 감소했는데 한 달만 놓고 판단하기는 어렵고 분기 추세를 보고 발표 시기를 조율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현재 보험권의 GA 자율협약·가이드라인을 참고해 부작용 방지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업계 GA시장과 비슷한 면이 많기 때문에 GA에 도입한 규제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수수료 공시를 의무화하고 우월적 지위 남용을 금지하는 등 부작용을 방지할 제도적 장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전속의무제 폐지 이후 나타날 부작용을 우려한다. GA 불완전판매 책임 소재 논란, 과당경쟁에 따른 시장 혼탁, 수수료 비용의 소비자 전가 등 보험업계와 같은 문제가 은행에서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등록된 대출모집인은 약 2700~3000명, 대출모집법인은 약 400개다. 1사 전속의무가 풀려 대출모집인이 여러 은행의 대출 상품을 추천·중개하면 대출모집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질 수 있다. 실제 보헙업계에서는 GA 소속 설계사가 매년 2만명 가량 늘어 현재 29만명에 달한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중도금·잔금대출을 취급하는 대출모집인들이 ‘부동산 시장 대어 물건’을 놓고 과당경쟁을 할 가능성도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온라인 대출비교 플랫폼에 이어 오프라인에서도 대출모집인이 일종의 ‘비교·추천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되면서 대출모집인 간 과당경쟁이 발생할 것이다”며 “은행은 금융상품을 제조하는 공급자 역할로 지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집인 자격요건을 강화해야 한다. 정기교육 이수 시스템을 만들고 모집인 자격 유지 요건도 보다 엄격히 해야 한다”며 “정보 비대칭 해소를 위해 소비자를 위한 대출비교 시스템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당경쟁·불완전판매 책임소재 모호 등 부작용 우려
대출모집인이 부동산 관련 대출 영업채널로서의 영향력이 커지면 대출원가도 오를 수 있다. 대출 자산을 늘려야 하는 은행들이 모집인에게 더 많은 수수료를 주며 경쟁하면 대출 원가 및 소비자 부담 증대로 이어진다.
또 다른 문제는 책무구조도 도입으로 내부통제 책무가 커진 가운데 불완전판매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대출모집인이 상품을 불완전판매하거나, 불건전 영업행위를 했을 때도 은행이 관리감독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1사 전속체계에선 대출모집인의 행위에 대한 은행 관리책임 관계가 명확하지만, 1사 전속주의가 폐지되면 관리책임 체계가 불분명해져 혼선이 있을 것이다”며 “대출모집인으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거나 불완전판매가 일어났을 때 어떻게 책임을 물을지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현재 은행들이 자체적인 내부통제 기준을 검토하고 있지만 도입 초기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당국이 대출모집인 내부통제 기준과 소비자 보호 체계, 은행권 공통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와도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온라인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금리 경쟁이 일어나면서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에 일조했다. ‘은행판 GA 시장’이 열리면 가계대출 증가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며 “현재 GA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가 반복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1사 전속의무까지 폐지하는 것이 시의적절한지 의문이다”고 했다.
다만 1사 전속주의 폐지의 영향력이 보험업계와는 달리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험상품은 상품 종류, 보장이 너무 다양하고 지인 영업이 가능해 GA의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 하지만 대출상품은 결국 금리 경쟁이다”며 “금리는 공시 대상이기 때문에 모집인의 영향력이 GA만큼은 크지 않을 것이다”고 언급했다.
김나경 기자givean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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