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닮은 현대 중국용 전기차…흥행은 "글쎄요"[현장에서]

입력시간 | 2025.05.07 오후 7:18:13
수정시간 | 2025.05.07 오후 7:31:33
  • 북경현대, 상하이 오토쇼 불참…신차 공개로 승부
  • 무난한 외관 디자인, 현지 취재진 “가격이 가장 중요”
  • 경쟁 치열한 中 전기차 시장, 첫 모델 성공이 관건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현대차(005380)의 중국 합작 법인 북경현대가 상하이 오토쇼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온지 얼마 후, 비슷한 시기 상하이에서 신차를 공개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중국 전용 전기차를 조만간 출시할 계획인데 이에 앞서 중국 매체 대상으로 사전 공개 행사를 연다는 내용이다.

지난달 22일 중국 상하이 스튜디오 88 스페이스에 북경현대의 일렉시오가 전시돼있다. (사진=북경현대)



상하이 오토쇼 개막 전날인 지난달 22일 사전 공개 행사가 열린 상하이 스튜디오 88 스페이스를 찾았다.

이날 현장에선 북경현대의 첫 중국용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일렉시오’(ELEXIO)의 모습이 공개됐으나 이달 7일까지 엠바고(보도 유예)가 적용됐다. 실제 행사장에 들어가려면 일렉시오의 디자인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휴대폰에 보안 필름을 붙이는 등 엄중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중국 매체와 현대차 관계자 등 100명 이상이 모인 행사장에서 일렉시오가 모습을 보였다. 외관을 처음 봤을 때 현대차의 전기차인 아이오닉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글로벌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기반으로 제작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인데 이 플랫폼 기반이면 모든 현대차 전기차 외관이 비슷한 것인지 알 순 없었다.

일렉시오는 SUV에서 준중형급으로 분류되는 C세그먼트다. 중국에선 꽤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메르세데스-벤츠의 GLA, BMW X1, 아우디 Q3, BYD 송플러스 등이 이에 속한다.

외관의 가장 큰 특징은 헤드램프다. 현대차는 최근 자동차 모델에 일자형 헤드램프를 적용하는 추세인데 일렉시오에도 일자형 헤드램프가 적용됐다. 다만 헤드램프 위에 따로 좌우 각각 4개의 램프를 배치했다.

일렉시오의 외관은 중국기술연구소 외장디자이너인 궈야신이 담당했다. 중국인이 직접 중국 트렌드에 맞춰 외관을 디자인한 것이다. 내부 디자인 역시 중국인인 무충 중국기술연구소 내장디자이너가 맡았다.

지난달 22일 중국 상하이 스튜디오 88 스페이스에서 북경현대의 일렉시오 사전 공개 행사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이날 행사장에서 내부가 공개되진 않았으나 자료를 통해 보면 대시보드의 물리적 버튼을 없애고 ‘현대적이고 스마트한’ 인터페이스 스타일을 도입했다고 한다. 내부 스크린 사이즈는 27인치까지 키웠다.

관심이 갔던 항목은 차량의 성능이다. 북경현대는 상온에서 주행 거리가 700km 이상이라고 밝혔다. 또 배터리 충전량(SOC) 30%에서 80%까지 27분 내 충전 가능하다. 전체를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때 중국에서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주력 브랜드로 성장한 현대차의 중국 전용 신차인 만큼, 일렉시오에 대한 현지 관심은 높았다. 다양한 매체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취재진이 차량을 샅샅이 살피는 모습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중국 취재진은 디자인에 대해선 비교적 나쁘지 않은 평을 내렸다. 중국 매체에서 일하고 있다고 답한 한 젊은 여성은 “중국 젊은층이 비교적 좋아할 만한 외관 디자인을 갖췄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큰 관심사는 가격이었다. 이날 대화를 나눈 대다수 중국 취재진은 ‘디자인은 둘째 치고 판매가격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예상보다 높은 판매가로 책정되면 성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매정한 비평도 있었다.

결국 가격에 방점이 달린다는 말은 현재 중국에서 현대차가 지닌 애매한 포지션과도 상통한다. 현대차는 2002년 중국 진출 후 2016년 180만대를 팔아 크게 성장했으나 2023년 24만여대까지 급감했다.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등 악재가 있었으나, 이후 중국 업체들이 싸고 저렴한 전기차를 속속 내놓고 경쟁사인 글로벌 브랜드도 빠르게 대응한 것과 달리 전기차 전환 추세에 한발 늦었다는 평가다.

지난달 22일 중국 상하이 88 스페이스에서 중국 취재진이 이날 공개된 일렉시오를 살피고 있다. (사진=북경현대)



중국에서 부진을 거듭하는 현대차가 상하이 오토쇼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중국 시장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국 현지에서 열리는 각종 자동차 전시회(모터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중국은 각 지역에서 가지각색으로 모터쇼가 열린다. 상하이·베이징 오토쇼 같은 대규모 모터쇼가 있는가 하면 쇼핑몰이나 전통시장, 심지어 공터 같은 곳에 열리기도 한다. 이곳은 차량 전시를 넘어 실제로 상담과 판매가 이뤄지는 영업장이 된다.

실제 북경현대 직원들은 각지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참석하기 위해 빼곡한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판매량을 높이기 위한 현대차의 치열한 고민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오익균 현대차 중국권역본부장(부사장) 겸 북경현대 총경리는 행사에서 “중장기적인 계획 하에 중국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일렉시오는 본격적인 신에너지차 행보를 전개하는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2일 중국 상하이 88 스페이스에서 북경현대의 일렉시오 관련 Q&A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북경현대)



현대차가 이제야 중국 전용 전기차를 내놨지만 이미 시장에 전기차는 차고 넘친다. 전기차의 상징으로 불리는 테슬라조차 중국에서 1만위안(약 193만원)을 할인 판매할 만큼 저가 경쟁도 치열하다. 시장, 즉 고객이 납득하고 만족할 만한 가격으로 판매하지 않으면 외면받을 수 있다는 게 현재 중국 전기차 시장이다.

북경현대는 일렉시오를 시작으로 향후 중국에 신에너지차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만큼 일렉시오 성공이 향후 중국 시장에서 성패를 가늠할 분기점으로 지목된다.

중국의 차 담당 매체인 신처핑은 이날 일렉시오와 관련 “국내 순수 전기차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가격 전쟁이 지속 고조되는 상황에서 일렉시오가 합작 브랜드의 품질 보증과 혁신적인 기술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공식 출시 후 더 자세한 내용이 발표되고 시장 피드백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전했다.
이명철 기자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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