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상장 반년 만에 각종 논란으로 큰 위기를 맞은 외식기업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대표는 “방송 욕심은 없다”고 말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 3월 28일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첫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뒤 언론 앞에서 입장 표명 및 질의 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백 대표는 7일 더본코리아 산하 빽다방 점주와 약 2시간가량 간담회를 한 뒤 방송 복귀 시점을 묻는 연합뉴스에 이같이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방송은 주가가 크게 회복세를 타면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가 원래 방송인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백 대표는 “(회사가) 본 궤도에 올라가 누가 봐도 더본의 미래가 잘 보인다고 할 때, 성장하겠다는 생각이 들 때”라고 했다.

백 대표는 전날 유튜브 영상을 통해 세 번째 사과문을 내고 “지금부터 저는 현재 촬영 중인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며 “이제 방송인이 아닌 기업인 백종원으로서 저의 모든 열정과 온 힘을 오롯이 더본코리아의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공개를 앞둔 백 대표 출연 예능 프로그램 중에는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 시즌2와 tvN ‘장사천재 백사장’ 시즌3가 있다.

백 대표가 남극 월동대 대원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과정을 담은 MBC 예능 ‘남극의 셰프’는 첫 방송일이 연기됐다.

빽다방, 홍콩반점 등 더본코리아의 25개 외식 브랜드 가맹점주들은 최근 수익성 악화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외식업 전반의 침체가 장기화한 데다가 연초부터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자 타격이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더본코리아는 가맹점과 상생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 2일 50억 원 규모의 지원책을 발표했다.

가맹점의 고정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모든 브랜드 가맹점을 대상으로 3개월간 로열티를 면제하고 핵심 식자재를 할인 공급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백 대표는 “(최근 논란으로 인해) 후폭풍이 있어 점주에게 여파가 있을 건데, 적은 금액으론 될 게 아니다”라며 “제대로 해서 점주가 잘 버틸 수 있게 해 드리려고 큰 결심 했다”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외국 출장에서 돌아온 지난 3일 홍콩반점 가맹점주 간담회를 연 데 이어 이날 빽다점 점주를 만났고, 오는 9일 롤링파스타 점주 간담회도 열 예정이다.

백 대표는 “어차피 방송 등을 중단했고, 결국 내가 할 일은 점주 만나고 브랜드 재정비하는 것”이라며 “그다음 해외 시장이 좋으니 해외에서 열심히 소스 팔려고 돌아다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잇단 논란 속 더본코리아의 주가도 최근 상장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더본코리아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첫날인 지난해 11월 6일 공모가(3만4000원) 대비 51.2% 오른 5만1400원으로 장을 마치면서 순조롭게 출발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약세로 돌아서 지난 2월 3만 원 밑으로 내려갔다.

더본코리아의 의무보호예수기간은 지난 6일 끝났으나 백종원·강석원 각자대표는 주식 매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백 대표는 연이은 원산지 표기 오류 등 문제에 대해 “여태까지 경험상 이런 큰일을 겪었을 때 성장이 많았다”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망했다가도 회사가 이만큼 커졌다. 미리 조치 안 했으면 해외 나갔을 때 어마어마한 항의를 받아 회사가 흔들릴 수도, 망할 수도 있었는데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만간 내부 감사 조직을 가동할 계획이라는 백 대표는 “이미 제기된 의혹을 포함해 인적인 문제와 실수 등 외부에서 바라보는 의혹은 다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