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늪' 빠진 美, '대만 카드' 쥔 中...베이징에서 바뀐 G2 문법 [어쨌든 경제...

입력시간 | 2026.05.20 오후 7:26:44
수정시간 | 2026.05.20 오후 7:28:39
  • 9년 만의 트럼프 방중 잔혹사
  • 트럼프, 성과 급해 시진핑 주석 ‘가을 방미’ 초청장 던져
[이데일리TV 유은길 경제전문 기자]

엔비디아의 비명과 화웨이의 미소, 기술 자립 선언한 中 하이테크의 저력


최근 베이징에서 진행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글로벌 패권의 시계추가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9년 만에 미국 대통령이 중국 본토를 찾은 이번 북경 정상회담은 화려한 수사 뒤에 숨겨진 미국의 전략적 열세와 중국의 구조적 우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대전환의 무대였다.

유은길 경제전문기자가 진행한 ‘어쨌든 경제’ 경제시사방송 특집 긴급 대담에서 찐링 중국 투자 전문가와 성주원 이데일리 글로벌시장전문기자(신임 뉴욕 특파원)는 “미국의 단일 패권이 무너지고 맹주 없는 ‘무국화 시대’가 도래했음을 체감케 한 회담”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동전쟁에 발목 잡힌 트럼프...‘경고장’ 날린 시진핑

이번 회담은 시작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조급함과 시진핑 주석의 여유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장기화된 이란 전쟁으로 미 합참 보고서마저 ‘탄약 소진과 대만 해협 억지력 약화’를 인정한 최악의 타이밍이었다. 중동 내 강력한 중재력을 가진 중국의 협조가 간절했던 미국은 결국 저자세로 링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최저치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성과가 절실했다. 회담 첫날 직후 시 주석을 올 9월 미국으로 초청한 것은 이를 방증한다. 반면 시 주석은 미국의 대두와 보잉 비행기를 사주는 전술적 양보를 하면서도,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말라”며 역대 가장 직설적이고 강경한 경고를 날렸다. 미국이 원하는 프레임을 깨고 ‘중·미 건설적 전략적 안전관계’라는 중국식 공존 문법을 이끌어낸 판정승이었다.

‘부동산’ 버린 중국 경제, 하이테크로 날개 갈았다

한국에서 주로 많이 거론되는 ‘중국 경제 침체론’ 시각에 대해 찐링 전문가는 이는 지극히 1차원적인 착시라는 분석시각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중국은 2020년 ‘3대 레드라인’을 통해 전통 부동산 산업의 거품을 의도적으로 터뜨렸다. 그 아픈 진통의 자리에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AI 등 하이테크 신경제 엔진을 이식하는 대수술을 단행한 것이라고 찐링 전문가는 평가했다.

실제로 중국 GDP 내 부동산 비중이 2020년 23%에서 2025년 19%로 줄어드는 동안, 첨단 하이테크 비중은 15%에서 20%를 돌파하며 역전했다. 선진국들이 1%대 성장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중국의 ‘체질 개선형 5% 성장’은 리스크가 아닌 무서운 저력이라는 것이다. 최근 5개월간 글로벌 20여 개국 정상들이 줄지어 베이징을 찾고 기술 자립을 골자로 한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에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찐링 전문가는 주장했다.

젠슨 황의 합류와 화웨이의 대반격

회담 직전 엔비디아 젠슨 황 CEO의 극적인 방중단 합류는 미·중 AI 반도체 전쟁의 본질을 보여준다. 미국은 엔비디아라는 첨단 카드로 중국을 압박하려 했지만, 실상은 최대 시장을 잃어버린 엔비디아의 비명에 가까웠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제재로 엔비디아의 중국 내 점유율이 95%에서 0%로 추락한 사이, 그 공백을 화웨이를 필두로 한 토종 AI 칩이 장악했기 때문이다.

중국 국내 AI 칩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 점유율은 2025년 말 이미 40%를 넘어섰으며, 2028년에는 80%에 육박할 전망이다. 미국의 제재가 오히려 중국의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 완성을 앞당긴 셈이다.

다극화 시대, 한국 외교의 서막

G2의 북경 미중 정상회담은 우리에게 엄중한 과제를 남겼다. 절대 강자가 사라진 다극화 체제에서 미·중이 ‘경쟁 속 공존’의 새로운 규칙을 짜기 시작했다는 것은 대한민국에 위기이자 기회다. 이제 이분법적인 진영 외교는 설 자리가 없다. 팽팽한 패권의 균열 속에서 실리적 공간을 확보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냉철한 ‘송곳 외교’만이 무국화 시대의 유일한 생존 방정식이 될 전망이다.

‘어쨌든 경제’는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이데일리TV와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된다.

[사진=어쨌든경제 방송 캡쳐] 찐링 중국투자전문가(사진 우측 첫번째) 및 성주원 이데일리 글로벌시장전문기자(사진 우측에서 두 번째)가 5월 15일 '어쨌든 경제' 특집 방송에서 앵커를 맡고 있는 유은길 경제전문기자(사진 좌측에서 첫 번째)의 질문을 듣고 있다.

유은길 기자egyo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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