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효과’에 코스피 8800선 돌파…테마주 널뛰기엔 주의보

입력시간 | 2026.06.02 오후 4:55:09
수정시간 | 2026.06.02 오후 7:31:14
  • 삼성전자 36만원 돌파…글로벌 시총 10위권 진입
  • 두산로보틱스·NC·네이버 등 AI 협업 기대주 강세
  • 전날 주가 급등한 두산·삼성SDS·LG이노텍은 급락
  • “누가 만나느냐보다 반복 매출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젠슨 황 효과’가 국내 증시의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끌었다.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연례 인공지능(AI) 콘퍼런스 ‘GTC 2026’을 계기로 국내 증시에서도 엔비디아 협력 가능성이 있는 종목들이 일제히 주목받으면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기대감에 36만원을 넘어섰고, 로봇·AI 플랫폼·통신 인프라 관련주에도 매수세가 확산했다.

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11포인트(0.15%) 오른 8801.49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8800선을 돌파하며 3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수는 장 초반 8933.62까지 치솟았지만,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에 장중 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장 막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강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젠슨 황 효과'에 갈린 인공지능(AI) 관련주. (그래픽=김정훈 기자)

삼성전자 36만원 돌파…AI·로봇주로 번진 매수세

이날 시장의 중심엔 삼성전자(005930)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만 1500원(3.30%) 오른 36만 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36만전자’에 올라섰다. 삼성전자가 GTC 2026 현장에서 차세대 AI 메모리인 8세대 HBM5 실물 모형을 처음 공개하고, 7세대 HBM4E 샘플 공급에 나선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AI 반도체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엔비디아 생태계 내 메모리 공급망으로서 삼성전자의 존재감이 부각된 셈이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도 한 단계 올라섰다. 글로벌 기업 시가총액 집계 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닷컴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조 5600억달러로 집계돼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회사인 미국 메타(1조 5240억달러)를 제치고 10위에 올랐다. 전날 보통주 기준 시가총액 20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글로벌 시총 순위에서도 10위권에 진입한 것이다.

로봇주도 강세장에 힘을 보탰다. 두산로보틱스(454910)는 전 거래일보다 2만 8300원(20.45%) 오른 16만 6700원에 마감했다. 전날 상한가에 이어 3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황 CEO가 한국 로보틱스 산업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엔비디아가 한국의 로보틱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지컬 AI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와의 협업 가능성이 거론된 종목들도 동반 상승했다. NC(036570)는 전 거래일보다 14.38% 급등했고 SK텔레콤(017670)(11.59%), NAVER(035420)(3.31%), LG전자(066570)(3.15%) 등도 올랐다. 황 CEO가 한국을 찾아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제2의 깐부 회동’을 가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데 이어 김택진 엔씨 대표와도 만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AI 플랫폼·클라우드·통신·게임 관련주로 기대감이 번지면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일 저녁 대만 타이베이 한 식당에서 열린 "코리아 파트너 나잇"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회동 기대’만으론 한계…테마주 변동성 확대

그러나 모든 관련주가 강세를 이어간 것은 아니었다. 전날 황 CEO의 방한·회동 기대감에 급등했던 일부 종목은 이날 큰 폭으로 하락했다. 두산(000150)은 전날 11.71% 올랐지만 이날 12.94% 급락했고, 삼성에스디에스(018260)도 전날 21.07% 급등한 뒤 이날 16.99% 내렸다. LG(003550) 역시 전날 13.10% 상승한 뒤 이날 15.56% 하락했다. LG이노텍(011070)도 전날 4.94% 올랐으나 이날 18.17% 급락했다. 회동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빠르게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시장에선 단순 회동 기대감보다 실제 계약과 실적 연결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누가 젠슨 황을 만나는지가 아니라 누가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반복 매출을 만들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회동 사진이나 기대감은 하루짜리 재료에 그칠 수 있지만, MOU와 공동개발, GPU 구매, 데이터센터 구축, 로봇 플랫폼 도입 등은 중장기 추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는 전일 엔비디아 협력 관련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으나, 이날 해당 종목군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혼조세를 보였다”며 “젠슨 황 효과가 이어지는 가운데 GTC와 컴퓨텍스 등 AI 관련 이벤트가 집중되며 관련주의 단기 변동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순엽 기자s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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