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직무유기' 前국정원장, 징역 7년 구형에 "부끄러운 일 하지 않아"
- 조태용 직무유기 등 혐의…오는 5월 21일 1심 선고
- 특검 "진상규명의 사법절차 방해하는 내란 후속 범행"
- 조태용 "책임 회피 의혹 답답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워"

국가정보원법 위반, 직무유기, 위증 등의 혐의를 받는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해 11월 1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류경진)는 3일 국정원법상 정치 관여 금지 위반·직무유기 등 혐의를 받는 조 전 원장의 결심공판을 열었다.특검은 이날 조 전 원장에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주요 인사 체포 지시는 탄핵 소추 및 헌재 파면 선고에 있어 핵심 쟁점이었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러한 사실을 은폐하고자 국정원장의 지위를 악용해 직무유기·증거인멸·위증·국정원법 위반과 같은 일련의 범행을 실행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과정에서 자신의 직속부하인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을 거짓말쟁이로 만들기 위해 진술의 신빙성을 공격하고 윤 전 대통령과 내란 동조세력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했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이어 “피고인은 자신이 국가 최고 정보기관 수장임에도 내란 은폐에 동원하고 정치적 중립을 스스로 훼손했다”며 “피고인이 국회를 내버려두는 동안 실제로 방첩사 정치인 체포조가 국회에 출동하는 상황이 그대로 방치됐고, 정치 행위로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 극심한 정치적 대립과 사회적 갈등이 야기됐다”고 비판했다.
특검은 “내란 진상규명의 사법절차를 방해하는 내란 후속 범행에 대해서는 엄벌이 필요하다”며 “다른 범행 또한 죄질이 불량하고 사안이 중하다”고 강조했다.
최후진술에 나선 조 전 원장은 “비상계엄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 고위직의 입장에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비상계엄과 관련해 전혀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조 전 원장은 “저는 외교안보를 천직으로 생각하며 40여년 한 길만 걸으며 존중받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는 마음으로 살아왔다”며 “그래서 12월 3일 밤에 제가 책임을 알고도 피했다는 의혹을 받는 게 저에겐 가장 답답하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조 전 원장 측 변호인은 “사법부는 정치로부터 독립돼 엄격하게 작동돼야 하고 형사재판에서 의심이 존재하는 경우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직무유기 및 주요 혐의는 고의성 등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오는 5월 21일 선고기일을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조 전 원장은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먼저 들었지만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아 직무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계엄 선포 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계엄군이 이재명·한동훈 잡으러 다닌다’고 보고했지만 이 또한 국회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조 전 원장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관련 지시나 문건을 받은 바 없다”고 거짓 증언한 혐의도 받는다. 이 밖에도 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의 비화폰 정보 삭제에 관여한 증거인멸 혐의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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