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25년간 어린이 환자 수백명을 성폭행하거나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외과의사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299명의 환자를 강간하거나 성적으로 학대한 혐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엘 르 스콰르넥(74)의 모습을 그린 법정 스케치. (사진=AFP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989년부터 2014년까지 남성 158명, 여성 141명 등 총 299명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로엘 르스콰르넥(74)은 이날 프랑스 북서부 브르타뉴 지역에 있는 법정에 나와 “피해자가 입은 상처는 지워지거나 치유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끔찍한 짓을 저질렀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준비가 됐다”며 자신의 범행을 인정했다.

공소 사실에 따르면 그의 범행 피해자 중 256명은 15세 미만이었으며, 가장 어린 피해자는 11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상당수 마취를 받거나 수술을 받고 회복하는 동안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피해를 입었다. 또 일부 피해자에게는 건강 진단을 빙자해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 사실이 밝혀졌다.

스콰르넥의 환자였다는 한 남성 피해자는 이날 법정에서 30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회복실에서 일어났던 일의 일부와 당시 겁에 질려 아버지를 불렀던 것이 기억난다”고 증언했다.

스콰르넥의 범행은 자신의 몸을 만졌다고 한 6살 이웃 소녀의 증언으로 인해 경찰이 그의 자택을 압수수색 하면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수십 년에 걸친 범행이 세세히 기록된 일기장과 30만 건에 달하는 음란 사진 등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재판은 오는 6월까지 약 4개월간 진행되는 가운데 유죄가 확정되면 최장 20년형에 처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스콰르넥은 지난 2020년 프랑스 생트법원에서도 1989년∼2017년 조카, 환자, 이웃 등 어린이 4명을 성폭행·추행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이번 재판에선 스콰르넥이 2005년 아동 성적 학대 이미지를 소지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4개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전력이 있던 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계속해서 아동을 대상으로 의료행위를 할 수 있었는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