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자 내 전통문화 관광 업계에서도 앞다퉈 관련 마케팅을 내놓고 있다.

사자보이즈의 마지막 공연. 하의가 한복이 아니기 때문에 경복궁 '유료 입장' 대상이다. (사진=넷플릭스)

11일 국가유산진흥원이 운영하는 인천국제공항 한국전통문화센터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밈(meme·인터넷 유행)으로 유행하는 ‘사자 보이즈 포즈’ 영상을 게시했다. 조선시대 궁중생활 재현 행사 진행하는 ‘왕가의 산책’ 행사 담당자들이 ‘사자 보이즈 포즈’를 취하는 영상이다.

인천공항에 등장한 '사자보이즈 포즈'. (사진=한국전통문화센터 SNS)

‘케데헌’에서는 주인공 헌트릭스에 대항하는 저승사자들의 보이 그룹 ‘사자 보이즈’가 등장하는데,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저승사자들은 아이돌 데뷔를 알리며 특이한 포즈를 취한다. SNS상에서는 외국인들이 ‘사자 보이즈 포즈’를 취하는 영상을 앞다퉈 올리며 ‘밈’으로 만들었는데, 이러한 인기를 활용한 마케팅이다.

인천공항에 등장한 '사자보이즈 포즈'. (사진=한국전통문화센터 SNS)

이밖에 국가유산진흥원에서는 ‘케데헌’ 주인공들이 착용한 노리개 만들기 행사를 추가하거나, 일월오봉도, 작호도 등을 모티브로 한 굿즈 제품을 ‘케데헌 속 전통 굿즈’로 소개하며 판매하고 있다.

‘케데헌’은 K팝 아이돌이 악마 사냥꾼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화려한 영상미, 중독성 있는 OST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러한 인기는 단순히 콘텐츠 소비에 그치지 않고, 외국인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 및 문화 체험으로 이어져 국내 관광 업계도 톡톡한 수혜를 받는다.

실제로 영화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 장소들은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주인공 헌트릭스가 방문했던 한의원인 서울한방진흥센터는 월 방문객 6000명대에서 ‘케데헌’ 방영 이후 2만명대로 늘었다. 낙산공원 성곽길, 명동 거리, 북촌 한옥마을 등도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가 됐다.

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시민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 전통문화 굿즈를 살 수 있는 국립중앙박물관도 ‘오픈런’이 이어지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지난달(7월1~30일 집계) 관람객 수는 69만4552명(내국인 66만8792, 외국인2만5760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3만8868명의 배를 넘는 수치다. 호작도를 모티브로 만든 ‘케데헌’의 캐릭터 ‘더피’와 비슷한 호랑이 굿즈도 완판 신화를 이어가는 중이다.

경복궁도 일부가 ‘케데헌’에 등장한다. 진우의 과거 회상 장면에서 등장한 궁궐은 경복궁으로 추정된다. 경복궁은 한복 착용 시 무료입장이 가능해 외국인 관광객의 단골 코스로도 유명하다.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케데헌이 공개된 지난 6월20일 이후 한 달간 외국인 관광객의 ‘한복 체험’ 거래액은 전월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다만 ‘케데헌’에서 사자보이즈가 마지막 공연에서 입었던 저승사자 복장은 무료입장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경복궁은 ‘상의’와 ‘하의’를 모두 갖춰 입은 한복을 착용했을 경우만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하의로 캐주얼한 가죽 바지 등을 입고 검은 도포 자락을 걸친 ‘사자 보이즈’ 스타일은 무료 관람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아 무료 관람이 거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