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어기고 아마추어 경기에 프로 심판 투입…한심한 대한복싱協[only 이데일리]
- 전국종별복싱선수권대회에 '프로복싱 심판' 투입
- 경기 운영 차이로 사고 위험…협회 정관도 위배
- 협회 측 "제보 없이 라이선스 확인 어려워" 변명

사진=AI DALL-E3가 생성한 이미지
21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경북 영주시민운동장 생활체육관에서 진행 중인 2026 전국종별복싱선수권대회 첫날인 지난 14일 프로권투 심판 A 씨가 링 위에 올랐다. 이후 현장 지도자들의 이의 제기가 잇따르자 대한복싱협회는 이튿날부터 A 씨를 대회 심판진에서 제외했다.아마추어 대회에 프로권투 심판이 오른 건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 흔히 ‘레프리 스톱’으로 알려진 RSC(Referee Stops Contest) 기준에서 차이가 크다. 아마추어 복싱은 선수가 가벼운 충격을 입거나 승부가 기울면 서 있는 상태에서 스탠딩 다운을 선언하는 등 경기를 신속하게 중단한다.
반면 프로복싱은 상대적으로 더 충격을 받을 때까지 경기가 진행된다. 아마추어 대회에서 같은 경기 운영 방식이 적용되면 사고 발생 위험이 커진다. 특히 A 심판이 나선 대회 첫날에는 성인이 아닌 중고등부 경기가 열렸다.
복싱계 관계자는 “아마추어 복싱 경기는 유망주의 부상 방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서 “프로 기준의 판정을 적용하면 아마추어 선수들을 위험한 상황에 내몰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협회가 기초적인 자격 검증조차 없이 심판을 배정했다”며 “명백한 행정 과실”이라고 지적했다.
A 심판이 대회 이튿날부터 배정에서 제외되자 현장에서는 첫날 경기 결과의 공정성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AFPBB NEWS
협회 정관에도 위배되는 일이다. 협회 정관 제52조(프로 및 유사 단쳬와의 관계) 3항에는 ‘유사단체(협회 회원 단체 외의 복싱관련 단체)에서의 경기 경력이 있거나 유사단체의 트레이너 또는 매니저, 심판,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사람은 협회 및 전국규모연맹체의 임원, 심판·기술위원 및 협회가 임명하는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적시돼 있다.이번 전국종별복싱선수권대회는 전국 각지에서 선수 700여 명이 참가하는 국내 최대 규모 복싱 대회다. 국내 복싱 유망주부터 실업·국가대표급 선수까지 한자리에 모여 중고등부, 대학부, 일반부로 나뉘어 경기를 치른다.
국내 최대 규모와 최고 권위를 자처하지만 지난해 9월 제주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 중학생 선수 의식불명 사고 이후 나아진 게 없다는 지적이다.
복싱계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중학생 복싱 선수가 안타까운 사고를 겪었는데도 협회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다”며 “협회가 생긴 지 10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선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기는 건 심각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협회 관계자는 “해당 심판이 올해 초 프로 심판 자격증 취득을 위해 교육을 받았지만 아직 자격증이 나온 건 아니라고 했다”며 “다음날 귀가 조처하면서 프로 심판으로 활동하지 않았다는 확인서 제출을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일주일이 지났지만 확인서는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관계자는 또 “제보 없이 프로 심판 라이선스를 받은 것까지 확인하긴 어렵다”면서 “앞으로 심판 교육을 더 철저히 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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