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코스닥 시장에서 회전율이 100%를 초과하는 종목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부과 불확실성에 장기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단기 모멘텀을 노린 단타 거래가 성행한 탓이다. 단기 테마주의 경우 주가 변동성이 큰 만큼 거래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시장의 회전율은 1.61%를 기록해 작년 말(1.17%) 대비 0.44%포인트 상승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회전율이 200%를 넘어서는 종목도 나타났다. 형지I&C(011080)는 전날 회전율이 231.07%로 집계됐다. 회전율은 주식 거래량을 전체 상장주식수로 나눈 비율로,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거래 빈도가 높다는 뜻이다. 회전율 200%는 상장 주식 전체가 하루에 두 번씩 거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형지I&C의 회전율이 급격히 상승한 것은 정치 테마주로 부각한 영향이 컸다. 형지I&C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을 역임하던 당시 무상교복 정책을 실시했다는 이유로 관련 테마주로 묶였다.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대선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나오자 전날 주가가 22% 상승하며 회전율도 동반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정보통신(020180)도 전날 회전율이 132.46%를 기록하며 거래량이 크게 확대됐다. 대신정보통신은 산불 복구 수혜주로 부상하면서 회전율이 크게 오른 것으로 해석된다. 대신정보통신은 산불예방 시스템 총판 업체라는 점에 주목받았다.

회전율이 세 번째로 높았던 종목은 모비데이즈(363260)로 101.46%를 기록했다. 모비데이즈는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미국 사업권 매각 가능성에 따른 기대감에 매수세가 쏠릴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미국 측에 매각하도록 중국이 협조하면 관세를 인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틱톡의 광고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비데이즈가 매각 성사 시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이처럼 단기 모멘텀을 노린 테마주 중심의 거래가 급격히 확산한 것은 매크로(거시 경제) 악화로 장기 투자 유인이 위축되고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4월2일(현지시간)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는 가운데, 시장에선 관세 부과 시 국내 수출 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인상이 구체화하면서 주요 수출 산업이 직면하게 될 무역장벽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한국 경제 전망에 하방 위험이 한층 더 쌓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31일 공매도 거래가 전면 재개되면서 시장 변동성 확대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을 매수해 되갚는 방식의 투자 기법이다.

전문가들은 회전율이 빠르게 상승한 종목의 경우 주가 등락폭이 확대될 여력이 큰 만큼 거래할 때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가 급격히 오르거나 내리는 종목의 경우 회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변동성이 크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