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멕시코 정부가 미국 국경지대에 군인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간 관세 유예 합의에 따른 조치다.

멕시코 국가방위대가 4일(현지시간) 멕시코 바하캘리포니아주 티후아나 국제공항에서 북부 국경지대로 이동하기 위해 트럭에 오르고 있다. (사진=AFP)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국가방위대 소속 수백명의 군인들이 이날 북부 국경지대로 이동했다.

앞서 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25% 관세 부과를 한 달 유예하는 대신 멕시코군 1만명을 국경지대에 배치하기로 합의했다. 불법적인 이민, 무기 및 펜타닐 거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파견 병력들은 불법 이주, 마약 및 무기 밀매가 잦은 바하캘리포니아, 소로나, 타마울리파스 등의 지역에 배치될 예정이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에 따라 미국으로 불법적인 무기나 마약이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군 병력) 배치도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멕시코 내부에선 멕시코군이 국경에 대규모 파견되면 다른 취약한 지역에서 적절한 보안이 제공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셰인바움 대통령은 “치안 문제가 크지 않은 지역의 군 병력을 이동시켰다. 나머지 지역이 안전하지 않은 상태에 놓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보복 관세로 맞설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양국 간 무역전쟁이 일어나면 멕시코는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소비자들 역시 자동차와 트럭을 포함해 멕시코산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식료품 및 생필품에 더 많은 비용을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