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가 120원' 논란…진짜 원가는 얼마일까?
- 원가 논쟁에서 드러난 카페 운영의 경제학
- 아메리카노 한잔에 숨겨진 복잡한 비용 구조
- 정치공방 넘어 자영업자 현실 이해 계기될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경기 의정부 태조이성계상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참석, 연설을 마친 뒤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답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 후보는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 현장에서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계곡 불법 영업 상인들에게 업종 전환을 권유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그는 상인들에게 “닭죽은 5만원어치를 팔아도 땀만 흘리고 3만원밖에 남지 않지만, 커피는 한잔에 8000원에서 1만원을 받을 수 있는데 원가는 내가 알아보니 120원이더라”라며 커피 판매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이 발언은 즉각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국민의힘은 “시장 경제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냈다”며 비판했고, 일부에서는 과거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 논란과 비교하며 정치인들의 경제 현실 인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논란의 핵심은 ‘120원’이라는 구체적인 숫자와 실제 커피 가격 사이의 현격한 괴리감이었다.
이재명 후보는 적극 해명에 나섰다. 그는 “말에는 맥락이 있다”고 강조하며 ‘120원’이라는 수치는 현재가 아닌 2009년 봄 기준의 원료값이며, 당시 계곡 불법 영업 상인들에게 업종 전환을 조언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라고 밝혔다. 특히 이 비용에는 인건비나 시설비 등은 포함되지 않은 순수한 원료값임을 분명히 했다.
2009년 당시 언급된 ‘120원’은 계곡에서 판매되던 가장 기본적인 인스턴트 커피의 원재료비를 지칭했다면 가능한 수치일 수 있으나, 일반 원두커피를 의미했다면 2014년 분석에서도 “가장 싼 브라질 원두를 사용해도 한 잔당 순수 커피값만 800원선”이라고 언급된 바 있는 등 현실과 거리가 있는 금액으로 해석될 수 있다.
커피 한 잔의 실제 원가는?
2025년 대한민국 카페에서 판매되는 커피 한 잔의 원가는 단순한 재료비를 훨씬 넘어서는 복잡한 비용 구조로 이뤄져 있다. 커피 한 잔의 원가는 크게 원재료비, 인건비, 임대료, 수도광열비 및 기타 운영비, 세금 및 카드 수수료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원재료비의 경우 커피의 품종, 원산지, 품질 등급에 따라 크게 달라지며, 한잔당 원두 원가는 대략 250원에서 500원 사이로 추산된다. 여기에 물, 얼음, 우유, 시럽, 포장재 등을 포함하면 총 원재료비는 약 600~800원 수준이다.
인건비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만드는 데 소요되는 시간, 직원 교육, 복리후생, 주휴수당, 퇴직금 등을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인 카페 운영에서 인건비 비율은 매출의 25~30% 수준으로, 4500원짜리 커피 한잔에 대해 약 1000원 정도가 인건비로 소요된다.
임대료는 상권에 따라 크게 달라지며, 주요 상권의 경우 매출의 20~25%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등 공과금과 매장 관리비, 장비 감가상각비, 마케팅 비용 등이 추가된다. 또한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카드 수수료(0.5~3.5%) 등의 비용도 발생한다.
서울 시내의 한 개인 카페에서 판매가 4500원의 아메리카노 원가를 시뮬레이션해 보면, 원재료비 약 15%(650원), 인건비 22%(1000원), 임대료 24%(1100원), 기타 운영비와 세금 등이 합쳐져 총 원가는 약 3500원으로 추정된다. 다시 말하면, 아메리카노 한잔의 영업이익은 약 1000원 수준인 셈이다.
커피 원가 논란이 남긴 것
이재명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자영업자들은 해당 발언이 높은 운영 비용과 치열한 생존 경쟁의 현실을 간과하고, 마치 폭리를 취하는 집단으로 매도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반응은 평소 자영업자들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인식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도 해석된다. 높은 임대료, 최저임금 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 과도한 경쟁 등 다중고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정치권의 현실과 동떨어진 듯한 발언은 이들의 박탈감을 더욱 키울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번 논란은 정치인의 발언이 경제 주체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경제 현상에 대한 상호 이해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120원’이라는 수치는 커피 사업의 극히 일부인 특정 시점, 특정 상황의 원재료비만을 지칭한 것으로, 카페 운영의 복잡한 경제적 현실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커피 한잔을 둘러싼 이번 논란이 소모적인 정치 공방을 넘어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용태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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