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이마트 수장부터 갈아치웠다…40대 임원 전면 발탁

입력시간 | 2026.10.23 오후 2:55:06
수정시간 | 2026.10.23 오후 3:42:37
  • 전문경영인 중심서 오너 직접경영 강화
  • 한채양 교체·김홍극 발탁…전략실도 쇄신
  • 신규 임원 36명 역대 최다·40대 비중 18%
  • 수시 인사로 쇄신 지속…온라인 적자 과제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마트(139480) 경영 전면에 돌아온다. 2013년 등기이사에서 물러나 전문경영인에게 사업을 맡겼던 것과 달리, 이번엔 직접 대표이사를 맡아 성과를 챙긴다. 한채양 대표 등 핵심 경영진을 교체하고 역대 최다인 신규 임원 36명을 발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직접경영과 세대교체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신세계그룹)

23일 신세계그룹은 이 같은 내용의 2027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정 회장은 주주총회 등 선임 절차를 거쳐 이마트 대표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는 한채양 대표의 뒤를 이어 이마트와 SSG닷컴을 함께 맡는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 주요 보직에도 새 인물을 배치했다.

13년 만에 돌아오는 정용진…전문경영서 직접경영으로

정 회장의 이마트 복귀는 2013년과 대비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 회장은 2011년 이마트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에 선임돼 경영에 참여했지만 2013년 3월 신세계와 이마트 등기이사직을 모두 내려놨다. 당시 그룹은 전문경영인에게 기존 사업의 책임경영을 맡기고 정 회장은 신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오너가 큰 방향을 제시하고 전문경영인이 사업을 운영하는 구조였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번에는 정 회장이 다시 대표이사를 맡아 직접경영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지난 6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로 취임한 데 이어 이마트 대표까지 겸직하며 그룹 핵심 사업의 경영 책임을 직접 지겠다는 것이다. 김홍극 이마트 대표, 이형천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와는 각각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한다. 정 회장이 중장기 전략과 신사업을 챙기고 전문경영인이 개별 사업을 실행하는 방식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그룹의 실적과 성장 과제가 자리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별도 영업이익이 171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4% 증가하는 등 본업에서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연결 영업이익은 1353억원으로 25.2% 감소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실적 부진과 SSG닷컴의 적자 지속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오프라인 경쟁력 회복에 더해 온라인 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채양 대표 대신 김홍극 대표를 발탁한 것도 이런 과제와 맞닿아 있다. 재무·전략 전문가인 한 대표가 비용 효율화와 수익성 회복에 집중했다면, 이마트 상품본부장 등을 지낸 김 대표는 상품기획(MD)과 영업에 강점이 있다. 김 대표에게 SSG닷컴까지 맡긴 것은 이마트의 상품 경쟁력과 점포망을 온라인 사업에 적극 활용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36명 신규 임원 발탁…세대교체로 조직 쇄신

이번 인사의 또 다른 축은 세대교체다. 신세계그룹은 역대 최대인 36명의 신규 임원을 승진시키고 40대 임원을 적극 발탁했다. 이에 따라 그룹 전체 임원 중 40대 비중은 역대 최고인 18%까지 높아졌다. 주요 경영진을 교체하는 동시에 젊은 실무 책임자들을 전진 배치해 조직의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수시 인사를 단행해 조직 쇄신을 이어갈 방침이다.

김홍극 신임 이마트 대표이사. (사진=신세계그룹)

김홍극 신임 이마트 대표이사. (사진=신세계그룹)

그룹 경영전략실도 새롭게 꾸렸다. 인사와 감사를 총괄하는 경영지원총괄에는 최택원 전 SSG닷컴 대표를, 홍보와 대관을 맡는 대외협력본부장에는 박승학 전 조선호텔앤리조트 레저사업부장을 선임했다. 전상진 경영총괄 부사장은 유임됐으며 지난 4월부터 공석인 경영전략실장 자리는 이번에도 채우지 않았다. 정 회장이 그룹 전략을 직접 챙기는 가운데 핵심 참모진을 재편한 셈이다.

다만 모든 계열사에서 일률적인 인적 쇄신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은 ㈜신세계 등 핵심 계열사 대표를 유임시키며 경영 연속성을 유지했다.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과 코스메틱 부문을 분리하고, 코스메틱 부문 대표는 신세계까사 대표로 영입된 허민호 전 CJ올리브영 대표가 겸임하도록 했다. 사업별 성과와 과제에 따라 안정과 변화를 달리 적용한 모습이다.

관건은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 경영 성과로 이어지느냐다. 정 회장이 대표이사로 직접 나서는 만큼 핵심 사업의 실적과 투자 성과에 대한 책임도 커지게 됐다. 새 경영진 역시 이마트의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SSG닷컴의 적자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정 회장의 직접경영과 세대교체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산업 대전환기에 직접 리더십을 발휘해 그룹의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판단”이라며 “성과주의에 기반한 인재 발굴을 통해 본업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미래 성장 사업에서도 결실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진 기자noretur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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