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알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안토니오 코스타(왼쪽부터) 유럽연합 이사회 의장,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크 카니 캐나다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이란을 중동 지역 불안정의 원인으로 규정하면서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당초 G7 공동성명에 어깃장을 놓을 것으로 예상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서명했다.

CNN 등에 따르면 G7 정상들은 이날 캐나다 서부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중동 정세에 대해 논의한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이란 위기의 해결이 중동에서의 적대 행위 완화로 이어지며, 가자지구에서의 휴전으로 이어지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G7 정상들은 성명에서 “중동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재확인한다”며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인정하고, 이란의 핵 보유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거듭 강조했다. 이스라엘에 대해선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해 우리는 계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란에 대해선 “중동 지역의 불안과 테러의 주요 원인”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란이 절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점을 계속해서 확실히 말해왔다”고 강조했다.

당초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유럽 지도자들이 주도하는 G7 정상회의 성명 초안에 서명하지 않을 계획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CNN에 성명 초안에서 위기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고 국제법을 준하자는 내용 등을 포함해 일부 문구를 수정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했다고 전했다. 다른 G7 국가들이 관련 문구에서 미국 측에 크게 양보하면서 성명이 나오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으로 조기 귀국한다고 밝힌 이후 곧장 발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15~17일 사흘 일정으로 G7 회의에 참석하려 했으나 중동 정세를 이유로 일정을 하루 단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도중 귀국하며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CBS 기자에게 이란 핵 문제의 “진정한 종식”을 원한다고 밝혔고, 이란에 핵무기 포기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조기 귀국은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휴전’과 관련이 없다고 밝히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휴전 제안 발언을 반박하기도 했다.

아울러 G7 정상들은 중동 정세 이외 의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핵심 광물 공급을 보호하고 자국 경제를 강화하기 위한 계획에 잠정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성명 초안에는 “핵심 광물 분야의 비시장 정책과 관행이 우리가 이를 확보하는 역량을 위협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와 핵심 광물 공급망의 탄력성에 대한 위험을 인식하고, 우리는 함께 그리고 G7을 넘어서 파트너들과 우리 경제와 국가 안보를 신속하게 보호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명시됐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 초안을 아직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 정책과 충돌할 수 있고, 미국의 경제적 이익에 미치는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