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김건희 특검 체포영장 집행 거부와 관련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6일 여당 주도로 서울구치소 CCTV 영상을 현장에서 열람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열람은 허용하되, 국격을 고려해 대국민 공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윤 전 대통령이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에 대한 현장검증 실시계획서를 채택했다.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했지만 민주당은 다수 의석수를 앞세워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현장검증 계획서 의결에 따라 법사위는 다음 달 1일 오전 10시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윤 전 대통령 수감 특혜 제공 여부와 체포영장 집행 거부와 관련한 CCTV 영상 기록을 열람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은 CCTV 영상 열람을 통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수감 특혜 의혹 등이 확인될 경우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표결을 앞두고 CCTV 영상 열람에 대해서도 극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구치소 CCTV를 보자는 것에 반대한다. 이미 체포 시도와 관련해선 언론을 통해 (전모가) 상세하게 보도됐다”며 “CCTV 공개가 과연 어떤 국가적, 사회적 이익이 있을지 굉장히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망신 주고, 비웃음거리로 만들어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의도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사회 분열을 심화시킬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고 인권침해적인 부분도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것이 허용되면 우리 당 입장에서도 조국, 이화영 CCTV도 공개하라고 요구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반면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내란을 종식시키기 위해선 서울구치소에서 현장검증을 통해 내란 우두머리가 벌이는 작태를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당초 민주당은 법무부를 상대로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및 수감 특혜 의혹과 관련한, 구치소 CCTV 영상과 특검 관계자 보디캠을 제출 안건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아무리 내란 우두머리라 하더라도, 전직 대통령이 대한 속옷 영상이 공개될 경우 국격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입장을 선회했다.

주무부처인 법무부 정성호 장관도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그래도 한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던 분의 집행 과정에서 나타난 불미스러운 것을 일반에 공개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 거기에 따른 여러 가지 법률적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속옷 차림의 전직 대통령 영상 등이 공개될 경우 불거질 수 있는 국격 문제과 개인정보 침해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다만 “국회에서의 증언·감정법에 의해 의결한다면 의원들이 열람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장관은 아울러 강의구 전 부속실장의 휴대전화 반입 등 윤 전 대통령의 접견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법무부 교정본부 특별사법경찰관이 조사를 하고 있다”며 “명백하게 조사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14일 김현우 서울구치소장 교체 이유에 대해 “윤 전 대통령 관련해 변호인이나 관계자들의 접견 과정에서 약간의 문제가 좀 있는 것으로 파악이 됐다”며 “서울구치소 인적쇄신과 기강확립을 위해서 조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