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더한 친미 외교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9일 박지원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대통령을 두고 “김 전 대통령보다도 더 친미파, ‘찐미’로 어떤 경우에도 한미동맹 철학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저녁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이날 박 의원은 “흔히 사람들이 김 전 대통령은 친북, 친중이라고 했을 때도 굉장한 친미주의자였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보다도 친미, 찐미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이 대통령의 대미관을 둘러싼 보수진영의 지적에 대해서도 “걱정할 것 없다”면서 “이 대통령은 늘 한미동맹과 한미일 공조에서 우리 외교가 출발한다고 강조한다”고 했다.

또 “과거에는 선거 과정 때마다 늘 미국의 우려가 나왔었지만, 이번 이 대통령에 대해서는 우려가 하나도 없었다”면서 “조셉 주한미국대사나 여러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 대통령을 신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안보실장 후보자로 내정한 위성락 의원과 국정원장 후보자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의 충돌을 우려하고 있다. 위 후보자는 외교부에서 북미 국장을 지내는 등 ‘동맹파’지만, 이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때부터 대표적인 ‘자주파’로 활동한 바 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이데일리DB)

박 의원은 한국의 외교 상황을 ‘도랑에 든 소’에 비유하면서 “우리는 미국 풀도 먹어야 하고 중국 풀도 먹어야 하고, 러시아 풀도 먹어야 한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은 중국과 러시아를 절대 무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이 안미경중(안보는 미국과 하고, 경제는 중국과 한다)을 굉장히 싫어한다”며 “이런 한미관계는 ‘찐미’인 위성락 외교안보실장이 잘할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또 박 의원은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가 늦어진 점에 대해 “정부 간 조율 과정에서 하루 이틀 늦은 것 갖고 평가할 필요가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협정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만큼 조금 뜸을 들였을 것이다. 두 정상 통화 이후 미국 고위 외교관으로부터 ‘이렇게 잘 될 수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추켜세웠다.

한편 이 대통령은 취임 사흘째였던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방미 초청했으며, 이 대통령은 한미가 특별한 동맹으로서 자주 만나 협의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