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러시아가 미국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벌인지 약 일주일만에 중국에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

이는 러시아가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중국측은 미·러 협상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도 러-우 전쟁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다시 제시하며 국제적 영향력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3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AFP)

24일 중국 국무원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화 통화를 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새해를 맞아 화상 통화를 했는데 약 한달만에 다시 전화 통화하며 밀접한 관계를 재확인했다. 특히 이번 통화는 지난 18일 미국과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러-우 종전 협상 후 6일만에 이뤄진 것이어서 국제사회 주목을 받았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에게 양국이 일련의 주요 국제·지역 문제에 대한 공조를 강화했다고 지적하며 “양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으며 중·러 관계는 제3자를 겨냥하지 않고 제3자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중·러 외교 전략은 장기적으로 국제 정세의 변화와 관계없이 침착하게 전진하고 각자의 발전과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중국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새해에도 중국과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고 실무 협력을 심화하며 한다”며 “중국과 관계 발전은 일시적인 사건이나 외부 요인의 간섭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중이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는 것은 양국간 포괄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의 정신에 부합한다”고 전했다.

양국 정상이 급변하는 국제사회 정세에서 돈독한 관계를 강조한 것은 러시아가 미국와 대화하면서 중국이 소외될 것이란 우려를 해소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크렘린궁 발표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이날 시 주석에게 18일 미국과의 러-우 종전 협상에 대해 브리핑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국무원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 접촉 상황과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러시아의 원칙적 입장을 소개했으며 러-우 갈등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지속 가능하면서 지속적인 평화 계획에 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 고조되는 시기에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4대 과제’를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러-우 전쟁과 관련해 내놓은 △각국 주권·영토 완전성 존중 △유엔 헌장 취지 및 원칙 준수 △각국 합리적 안보 우려 존중 △위기의 평화적 해결에 도움이 되는 노력지지 등 네가지 원칙을 언급한 것이다.

시 주석은 “중국은 러시아와 모든 관련 당사자들이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긍정적인 노력을 기울인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양측은 다양한 수단을 통해 소통과 조율을 지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국무원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