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의 EH216-S.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중국 드론 제조업체 이항(EHang)이 세계 최초로 여객용 자율비행 드론택시에 대한 상업 운항 인증을 획득했다. 실제 승객을 태우고 요금을 받을 수 있는 ‘하늘을 나는 택시’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셈이다.

31일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민용항공총국(CAAC)는 중국 광둥성의 드론 제조사 이항과 안후성 헤퍼이에 본사를 둔 허페이 헤이항공에 각각 운항증명서(OC)를 발급했다.

이는 곧 중국 정부가 해당 드론 택시가 중국의 안전운항기준을 충족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지정된 공역에서 유상 여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권한을 얻게됐다. 유상 여객 서비스는 모두 이항이 제조한 EH216-S를 통해 이뤄진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OC를 자동차 운행에 비유해, ‘형식인증’, ‘생산인증’, ‘감항인증’이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이라면, OC는 ‘실제 도로에서 운행이 가능한가’를 판단하는 최종 허가서라고 설명했다.

이항은 광저우 전역에 인프라를 구축해 정기적인 관광비행, 도시순항, 상업 여객 서비스 등 점차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후이성 허페이 시민들 역시 허페이 헤이항공 을 통해 도심공원 등 여러 지점에서 드론택시를 체험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중국 매체들은 이런 드론택시 운행인증이 중국 정부 전략 사업인 ‘저공 경제’(Low-Altitude Economy)의 신호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에서 처음 제시된 개념인 ‘저공 경제’는 고도 1000ｍ 이하 공역에서 eVTOL와 드론 등을 활용한 산업을 통칭한다.

중국 저공경제연맹의 뤼쥔 집행이사는 “이번 인증 발급은 민항당국, 기업, 사회가 함께 추진한 저공경제의 질서있는 발전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지정된 시범 지역에서의 실증을 통해 경험을 축적하고 관련 기준과 규정, 항공서비스 인프라가 개선되면 점차 규모의 경제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도시에서 저공경제가 자리잡기까지 향후 2~3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H216-S는 조종사 없이 승객을 태운 채 수직으로 뜨고 내릴 수 있는 eVTOL다. 프로펠러 16개, 전기 모터 16개를 탑재하고 있으며, 배터리 충전 시간은 120분이다.

승객 2명 또는 260㎏의 화물을 운반한 채 최고 시속 130㎞의 속도로 30∼40㎞ 범위를 25분 동안 비행할 수 있다. 6만회 이상의 안전 비행을 마쳤다.

작년 3월 중국의 대표적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 239만위안(약 4억8500만원)의 판매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