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용석 한광범 기자] 정부가 발표한 728조원 규모의 2026년도 예산안과 관련,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재도약할 수 있게 주춧돌을 놓는 예산안”이라고 반겼으나 야당인 국민의힘은 “막대한 부담을 떠넘기겠다는 무책임한 선언”이라고 우려했다.

29일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예산안 국무회의 의결 후 언론공지를 통해 “어려운 경제와 민생을 하루속히 회복시키는 마중물이자, 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으로 재도약할 수 있게 주춧돌을 놓는 예산안”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내년 예산안은 재정의 선순환효과를 염두에 둔 예산안”이라고도 강조했다.

여당은 “경기침체기에 건전재정으로 편성된 예산은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세수증가로도 이어지지 못해 오히려 재정건전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며 “지금 시기에는 발상을 전환 적극재정으로 경제를 살려 세수도 늘려서 재정여력을 확충하는 재정의 선순환효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가 실기한 R&D 예산 감축을 반면교사 삼아 역대 최대수준의 증가율로 R&D 예산이 편성됐고 AI 3강 진입을 위한 과감한 투자도 반영됐다”고 전했다.

또 “재정건전성을 고려해 정부가 솔선수범해 역대 최고수준인 27조원 규모의 재정지출을 구조조정해 국채발행 규모를 최소화하려는 의지를 실천하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공개하면서 지출구조 조정내역을 상세하게 공개하려고 한다”며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에서 정부의 재정정보를 더욱 투명하게 공개하려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전례를 찾기 힘든 급격한 재정 확대”라며 “국가 재정을 파탄으로 몰고 가며, 미래 세대에 막대한 부담을 떠넘기겠다는 무책임한 선언과 다름없다”고 힐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총지출 규모는 728조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55조 원이 증가했다. 그 결과 국가채무는 약 142조 원 늘어나 1415조 원을 넘어섰다”며 “정부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은 ?4.0%로, 1.2%포인트 악화됐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8%에 불과하고, 경기 침체로 세수 감소가 뻔한 상황에서 지출 확대를 감당할 방법은 결국 무리한 증세와 국채 발행뿐”이라고도 우려했다.

이어 “재정은 결코 화수분이 아니다. 세입 추계를 현실적으로 반영해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며 “무분별한 확장은 결국 재정 파탄으로 이어지고, 늘어난 국가 채무는 미래 세대의 짐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지키고, 불요불급한 예산을 철저히 검증해 재정파탄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정부여당이 2026년 예산안에서 대통령실·경찰·감사원 특수활동비를 전년 수준으로 복원한 것을 지적하며 “내로남불 넘어 안면몰수 수준”이라고 힐난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불과 1년 전 민주당은 특활비가 불투명하다며 대통령실과 권력기관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했다”며 “국민의힘이 ‘국가 안보와 대테러, 첩보 수집 등 불가피하게 필요한 예산’임을 누차 설명했음에도, 민주당은 이를 정치공세의 도구로 삼았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특활비 전액 삭감이라는 작년의 정치쇼에 대해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할 것”이라며 “이제라도 정권의 필요에 따라 자의적으로 휘두를 것이 아니라, 투명한 제도 개선을 통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를 통해 728조원 규모의 2026년 예산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올해 본예산 대비 8.1% 가량 늘었다. 내년 국가채무 총 규모는 1415조 2000억원으로 처음 14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