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법, DL이앤씨 '통일동산' 1조대 공사비 분쟁 승소 확정

입력시간 | 2026.07.30 오전 10:19:34
수정시간 | 2026.07.30 오전 10:19:34
  • 차준영 시티원 회장 측 상고 기각·원고 승소 확정…18년 만
  • 원금 지급액만 5229억…지연손해금 등 더하면 1조대
  • 책임준공 의무·공사중단 책임 모두 DL이앤씨 승소
  • 강제집행 한 채권 회수할 듯…시티원 재무구조 악화는 변수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DL이앤씨(375500)가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 시행사 시티원(회장 차준영)과 18년 간 다퉈온 공사비 분쟁에서 대법원 최종 승소를 확정했다. 공사대금 원금만 약 5229억원에 달하고 장기간 누적된 지연손해금을 합산하면 실제 회수 대상 금액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한 경기도 파주시 통일동산 콘도미니엄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한 경기도 파주시 통일동산 콘도미니엄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 16일 DL이앤씨가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시티원은 DL이앤씨에 무려 1조원을 웃도는 공사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구체적으로 1심은 시티원이 지급해야 할 원금 인정액을 5184억원으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제6-1민사부(재판장 박해빈)는 시티원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DL이앤씨가 2심 들어 추가로 청구한 약 45억원도 인정했다. 대법원이 이같은 2심 판단을 그대로 확정하면서 시티원이 지급해야 할 원금은 약 5229억원으로 늘어났다. 판결문에 기재된 채권별 약정이율과 지연손해금율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연 최대 17%의 지연손해금이 적용돼 실제 지급 총액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1265실 규모 관광숙박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DL이앤씨는 2006년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규모의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2007년 착공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콘도 분양이 사실상 실패하면서 사업은 멈춰 섰다. 사전청약률이 9% 수준에 그쳤고 본계약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DL이앤씨는 공정률 33% 수준이었던 2008년 12월 공사를 중단했다. 이후 현장은 18년 가까이 방치돼 있다.

DL이앤씨는 2020년 시티원을 상대로 공사대금과 연대보증에 따른 구상금, 대여금 등 총 5731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 측은 DL이앤씨가 책임준공 의무를 위반해 공사를 중단했다며 5300억원대 손해배상 반소를 제기했고, DL이앤씨는 시행사가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해 공사를 계속할 수 없었다고 되받아쳤다.

쟁점은 DL이앤씨가 분양 여부와 관계없이 공사를 완공해야 하는 책임준공 의무를 부담하는지, 또 공사 중단이 계약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1심에서 상고심에 이르기까지 법원은 DL이앤씨 손을 들었다.

대법원은 “도급계약 해석상 분양현황이나 공사대금 지급과 관계없이 공사를 공사기간 내 완료하기로 하는 내용의 책임준공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며 “수급인이 공사를 계속 진행하더라도 공사대금의 상당 부분을 약정대로 지급받을 것을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면 민법상 불안의 항변권에 따라 계속공사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전청약이 실패했고 원고가 공사를 완료하더라도 공사대금을 지급받을지 여부가 현저히 불투명하게 됐다”며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공사를 계속 수행하게 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시티원 측이 주장한 공사대금 채권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불안의 항변권을 행사했다고 해서 상대방 채무의 이행기가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원심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판시했다.

DL이앤씨는 이미 차 회장 개인 명의 재산과 부동산 등에 대해 압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집행권원이 최종 확정되면서 강제집행과 채권 회수 절차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실제 회수 규모는 채무자의 재산 확보 여부가 변수다. 시티원이 최근 공시한 202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외부감사인인 정동회계법인은 “주요 인력 이탈 등으로 적시에 재무제표와 주석이 제시되지 않았고 회계기록과 관련 자료가 미비해 재무제표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없다”며 감사의견을 거절했다. 또 시티원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1332억원, 부채 6379억원으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5047억원에 달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백주아 기자juaba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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