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외환시장 구원투수 등판하나…환율 하락 안정 ‘미지수’

입력시간 | 2025.11.17 오후 4:27:59
수정시간 | 2025.11.17 오후 4:27:59
  • 1450원대 환율 열흘째, 국민연금 개입 주목
  • 서학개미·기업 자금 흐름에 강달러 압력까지
  • 국민연금 역할 제한…정부는 장기 전략 필요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이어지자 국민연금의 해외자산 환헤지 강화나 달러 매도 가능성이 ‘구원투수’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달러 강세가 굳건한데다 서학개미의 해외투자 수요와 기업들의 대미 투자 부담이 계속 누적되면서 국민연금이 움직여도 효과는 미미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시장에선 “지금 상황에선 국민연금도 환율을 막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환율 급등, 구조적 수급 불균형

17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56.95원)보다 1.05원 오른 1458.0원에서 마감했다. 1451.0원으로 하락 개장한 환율은 점심 무렵 1460.4원까지 오르며 장중 변동성이 10원 가까이 벌어졌다.

환율이 1450원대를 웃도는 것은 지난 7일(1456.9원) 이후 열흘째다. 시장에서는 1450원 이상에서 5거래일 이상 거래되면 환헤지가 나오는 것으로 간주하며, 1480원 수준이 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 발동 조건으로 거론된다.

지난 1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 수급 주체인 국민연금·수출기업과 협의를 통해 안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전략적 환헤지(10%)와 전술적 환헤지(5%)를 통해 해외자산의 최대 15%까지 환헤지에 나설 수 있다. 이를 모두 활용하면 약 115조원의 달러 매도 여력이 생기지만, 현재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구조적이라는 지적이다.

코로나 이후 미국 주식을 중심으로 개인들의 외화증권 예탁잔고가 급증하며 이른바 ‘서학개미’의 위상이 크게 커졌다. 기관에 비해 체급은 작지만 규모 면에서는 이미 국민연금에 맞먹을 만큼 확대돼 외환 수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인 자금 유입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늘어났다. 2020년 이후 누적된 내국인 해외투자는 870억달러이고 외국인 순매도 320억달러로, 국내에서 빠져나간 달러는 이미 550억달러에 달한다.

개인투자자들은 환헤지를 거의 하지 않는 데다 이를 강제할 방법도 없어, 쏠린 수요가 쉽게 되돌아오기 어려운 구조다. 소재용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서학개미의 가세로 두터워진 달러화 수요 우위 구도를 일거에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대미투자로 인해 기업들도 당분간 달러를 시장에 내놓을 유인이 크지 않다. 환율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굳어지면 수출대금을 원화로 환전하기보다 달러 보유를 늘리거나 해외 재투자에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정책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해도 달러 매도 유인이 약한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해외 자회사의 배당소득을 국내로 들여오도록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17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 역할 제한적…“단기 안정보다 장기 전략”

이같은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한 상황에 국민연금이 외환시장 구원투수로 등판하더라도 환율 안정 효과는 미지수라는 것이 시장의 냉정한 평가다. 글로벌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수급 왜곡이 장기간 이어지는 상황에서 단기적 처방만으로 환율 흐름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개입 의지로 인해 환율 1470원대는 용인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줬지만, 환율이 내리는 건 한계가 있다”며 “금리 인하 기대가 미국증시의 호재로 인식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등 환율이 의미있는 하락 전환을 가져오지 못할 듯해, 1400원대에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당국의 개입이 먹히려면 환율 상승이 일시적이어야 하지만, 지금의 상승은 구조적 요인이 더 크다”며 “정부가 개입하더라도 추세적 환율 레벨 자체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 올해 연말과 내년 초에는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시장의 여러 플레이어 중 하나일 뿐이며, 수급 전체를 뒤흔들 만큼 절대적이지 않다”며 “지금 정부가 해야할 일은 단기 환율 통제보다는 중장기적으로 한국 시장에 투자할 매력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윤 기자j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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