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HID부대장 “노상원, 9년 전 우리요원들 ‘폭사’ 제거 지시”

입력시간 | 2025.02.05 오후 4:24:20
수정시간 | 2025.02.05 오후 4:24:20
  • 당시 정보사 여단장이었던 박민우 준장
  • 4일 국회 ‘국조특위’서 증인 출석해 증언
  • “폭사 방법은 ‘원격 폭파조끼’ 입히는 것”
  • “노 사령관이면 수첩 적힌 일 가능할 것”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로 거론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현역 시절 대북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 요원들에 대한 제거 지시를 내렸다는 당시 내부자 증언이 나왔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은평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보사에서 여단장을 맡았던 박민우 육군 2군단 부군단장(준장)은 지난 4일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2016년 중요한 대북 임무 준비를 6개월 정도 했는데 노 사령관이 당시 임무가 끝나고 요원들을 제거하라고 지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노 사령관은 다른 불합리한 지시도 했는데 임무가 끝나면 우리 요원들을 제거하라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어떻게 제거하냐’고 하니 (노 전 사령관이) ‘폭사시켜라’라고 했다”며 “폭사 방법은 원격 폭파조끼를 입히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제가 2016년 속초 HID 부대장을 할 때 당시 노 사령관이 시나리오나 영화를 많이 응용한 지시”를 다수 내렸다며 “저는 노 사령관이면 (그의 수첩에 적힌 일들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건 제 경험 때문”이라고도 했다.

박 준장은 노 전 사령관의 ‘우리 대원 폭사 지시’를 두고 “그 얘기를 듣고 앞에서는 말을 안 했지만 속으로는 굉장히 쌍욕이 나왔다”며 “노 사령관은 특수전 비전문가라 제가 (제거하라는 지시 이행을) 안 하고 안전하게 복귀시키면 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반대 의견을 드러내면 노 전 사령관이 부대장을 다른 인사로 교체하고 그대로 추진할까 봐 오히려 감정을 표출하거나 이 같은 지시를 주변에 알리지는 않았다고 했다.

박 준장은 “그런 그 사람의 잔인한 면, 반인륜적인 면을 봤기 때문에 계엄 수첩에 적힌 용어들이 낯설지 않았다”며 “그 기억이 있기 때문에 만약 제가 (정보사) 여단장으로 있었으면 노상원하고 뭘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박 준장은 지난해 8월 알려진 ‘정보사 사령관과 베테랑 여단장 간의 폭행 및 상관 모욕 법정 다툼’에서 여단장이었던 인물이다. 당시 사령관은 문상호 전 사령관이었으며 박 준장은 해당 사건 이후 정보사에서 직무 배제돼 현 보직으로 옮겨졌다고 전해졌다.

노 전 사령관은 12·3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한 것을 비롯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및 직원 체포 지시 등을 지시한 혐의(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이재은 기자jaee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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