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촉법소년 시절 성추행을 반복해오다 형사 미성년자 보호 기간을 넘기자마자 성폭행을 시도한 중학생에 실형이 선고됐다.

(사진=이데일리 DB)

11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전경호)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군(14)에 징역 장기 2년 6개월·단기 2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5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A군은 지난 4월 친구 B군과 함께 친구 여동생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내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범행 2달 전부터 피해자를 성추행해왔고, ‘성추행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해 집으로 피해자를 불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이 자신의 집으로 피해자를 불러온 곳은 그가 만 14세 생일을 맞이한 지 열흘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현행법상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미성년자는 ‘촉법소년’으로 보호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형사 미성년자 여부는 범행 일시 기준으로 판단하는데, A군은 생일 이전에 저지른 범행은 공소 제기되지 않았지만 이후 저지른 성범죄는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함께 범행한 B군은 촉법소년에 해당돼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됐다.

재판부는 판결 선고에 앞서 “소년이라고는 믿기 힘든 폭력을 행사한 죄책이 무겁다”며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 내용은 나이 어린 소년이 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폭력적이고 방식도 악랄해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행 당시 형사 미성년자를 벗어나는 나이에 불과했고 여전히 나이가 어린 점을 고려했지만 당시 깊은 두려움과 수치심을 겪었을 피해자와 가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