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중국 지린성 옌볜 조선족자치주에서 야생 백두산 호랑이가 도로를 배회하는 모습이 목격돼 화제다.

2일 중국 지린성 331번 국도에 백두산 호랑이가 나타났다. (사진=웨이보 캡처)

4일 베이징바오와 홍성신문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4시쯤 지린성 331번 국도에 백두산 호랑이가 출몰했다.

웨이보, 더우인 등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된 영상에는 여유롭게 도로를 가로질러가는 백두산 호랑이 모습이 담겼다. 호랑이는 유유히 차를 앞서 걸어가기도 했다. 약간 야윈 듯한 호랑이는 잠시 어슬렁거리다 인근 산으로 되돌아갔다.

이 지역에서 호랑이가 출몰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봄에는 방목된 소 20여 마리가 호랑이의 공격을 받고 죽거나 다쳤다.

목격자는 “호랑이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며 “체구가 작고 말랐는데 마을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그 호랑이 같다. 사냥 실력이 좋지 않아서 사람들이 사는 데까지 내려오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지역 산림 당국은 “이 도로 근처에 백두산 호랑이 및 표범 국립공원이 있어 봄철과 여름철에 야생 호랑이가 자주 보일 수 있다”며 “혹시 차를 타고 가다가 호랑이를 마주칠 경우 절대 내리지 말고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천천히 차를 움직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2일 중국 지린성 331번 국도에 백두산 호랑이가 나타났다. (영상=웨이보)

백두산 호랑이는 시베리아 호랑이로도 불리며 중국명은 둥베이후(東北虎)다. 중국 동북지역과 백두산 등에 서식하고 있다. 2008년부터 국제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 멸종 가능성이 높은 ‘위기’ 등급으로 지정됐다.

중국은 2021년 10월 헤이룽장성과 지린성 일대 1만 4100㎢를 야생 백두산 호랑이·표범 국가공원으로 지정, 보호에 나섰다.

중국 국가임업·초원국에 따르면 일대의 생태계가 복원되면서 공원에서 안정적으로 서식하는 야생 백두산 호랑이 개체 수는 지난해 기준 70여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국가공원 시범 지정 때보다 개체 수가 2배 증가한 것이다.